명지대에 설치된 전자담배전용 흡연부스.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명지대에 설치된 전자담배전용 흡연부스.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냄새난다”며 흡연자들도 기피해 -지자체 “제품 한계”…업체들 “관리 부실” 지적 -애물단지 전락…‘전자담배전용 공간’ 전환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금연구역 내 흡연자들을 위한 공간인 ‘폐쇄형 흡연부스’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관리가 힘들고 담배 냄새가 빠지지 않아 흡연자들이 기피하고 있는 탓이다. 서울시내 많은 폐쇄형 흡연부스가 개방형으로 바뀌거나 폐쇄되고 있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명지대학교가 최근 교내에 있던 흡연부스를 ‘전자담배용’으로 전환했다. “흡연부스에서 냄새가 난다”는 학생들의 민원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전자담배전용 흡연부스에 부착된 문구.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전자담배전용 흡연부스에 부착된 문구.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전자담배용으로 전환되기 전에도 많은 흡연자들은 흡연부스 밖에서 담배를 피웠다. 흡연 부스 앞에는 ‘부스에서만 담배를 피우세요’라는 문구가 부착돼 있었다. 하지만 전자담배용으로 전환되면서, ‘전자담배 전용으로 일반담배는 사용할 수 없다’는 문구가 부착된 모습이다.

재학생 진모(29) 씨는 “연초 흡연자들 사이에서 부스에서 담배를 피우면 옷에 냄새가 밴다는 불만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명지대학교에는 3곳의 흡연구역이 있다. 이중 한 곳이 전자담배 전용 공간으로 바뀌면서 흡연자들을 위한 공간은 하나 감소했다. 남은 2곳의 흡연구역은 노지 흡연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반 연초 흡연자들을 위한 흡연부스가 모두 사라진 것이다.

최근 전면 금연이 실시되고 있는 각 대학 캠퍼스에서는 야외에서 흡연부스보다는 노지형 흡연 공간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대학 관계자는 “흡연부스 한대당 설치 비용은 3000만원 가량 든다”면서 “학생들이 이용하지 않는 흡연부스를 굳이 돈들여서 만드느니, 노면 흡연장을 만들어가는 분위기”라고 했다.

사당역에 설치된 개방형 흡연부스.
사당역에 설치된 개방형 흡연부스.

지방자치단체도 폐쇄형 흡연부스보다는 개방형 흡연부스를 도입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실외 금연구역내 간접흡연 피해방지를 위한 흡연구역 설치 가이드라인’을 통해 “지붕을 포함한 벽면의 50%이상을 개방하라”는 입장을 내놨다. 개방형 흡연구역이 되레 이용자들에게 선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간접흡연에 대한 피해가 많은 공공장소에 설치하되, 학교ㆍ의료기관ㆍ어린이집ㆍ청소년 활동시설ㆍ도서관ㆍ어린이 놀이시설 등 장소에는 설치가 금지, 버스정류장ㆍ지하철역 출입구ㆍ횡단보도ㆍ공연시설ㆍ통풍시설ㆍ공중화장실에서 일정 거리(1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만 설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비흡연자들은 폐쇄형 흡연부스를 선호한다. 개방형 흡연부스 주위를 지나갈 때는 담배냄새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탓이다.

명지대 졸업생 강모(29) 씨는 “흡연부스 주위에서 담배냄새가 나면 짜증이 난다”면서 “담배냄새를 막을 수 있는 흡연부스가 설치되면 더 좋을 것”이라고 했다. 직장인 이정용(30) 씨는 “개방형 흡연부스 주변을 지날때면 숨이 턱 막힌다”고 했다.

건국대학교 총학생회가 올해초 학생 11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0%의 학생들은 “(교내에서) 간접흡연으로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