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니까 한 개만 사서 여러작물에 뿌려야지. 벼농사 짓는 이웃집에서 효과 좋은 농약이 있다니까 우리집 배추밭에도 그걸 써볼까. 귀찮은데 기계 세척은 나중에 해야지. 더우면 힘드니까 바람불때 농약을 뿌려야지. 농약은 다 비슷하니까 상추든 토마토든 다 괜찮을 거야. 효과 좋은 걸로 아무거나 주세요. 물을 것도 없이 이게 싸고 좋아요.”

농촌현장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농약 오남용 사례들이다. 실제로 농약 오남용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농약이 필요한농민과 농약을 친 농산물을 먹으며 불안해 하는 소비자들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은 농약 안전사용과 이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쌓는일이다. 농촌 현장에선 ▷등록농약 부족 ▷비의도적 오염 ▷장기재배ㆍ저장 농산물 적용시기 등 정책적 취지와 방향을 놓고 혼란에 가까운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정부는 내년 1월1일부터 PLS(농약허용기준 강화)가 전면적으로 시행한다. 농식품부와 식야처 등 관계부처는농약 사용에 익숙한 농촌과 농민들에게 정책적 취지를 올바르게 이해시키고 차질없는 현장 적용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우선, 농약등록은 기존 9508개에서 1만7000여개로, 전류허용 기준은 기존 8000여개에서 1만3000개로, 대상작물은 기존 138개에서 228개로 확대하는 등 사안별 보완책을 내놓았다.

등록농약 부족 문제= 농촌 일선에선 등록된 농약이 부족해 PLS가 시행되면 부적합 농산물이 급증하게 된다고 한다. 사용할 농약이 없는데 부적합 판정이 되면 그 피해는 모두 농민 몫이라는 것이다. 등록된 농약을 사용하라고 하는데 내가 재배하는 작물에 등록된 농약이 없다 등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당국은 ▷방제농약이 부족한 소면적 작물에 사용할 수 있는 농약을 국가기관이 대행해서 시험한 후 등록해 주기로 하고 ▷작물별, 농약별 개별 시험 후 등록하되, 그룹등록을 도입해 신속히 대상을 확대해준다. 예를 들면, 엇갈이배추 대상 시험을 엇갈이 배추, 갓, 상추 등 유사그룹에 동시 적용하는 방식이다. 또 올해 국고 127억원을 투입해 84개 작물 대상 1670개 농약 직권등록이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사용 가능한 농약이 대폭 확대되고, 0.01ppm이 적용되는 경우가 감호해 부적합 농산물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울러 오는 11월까지 농약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난 3년간 농약사용실태 및 4차례 수요조사를 토대로 방제농약이 부족하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농약의 잠정기준을 우선 설정하고, 사용하고 있으나 등록된 기준이 없는 5000 여개 농약의 안전사용기준을 설정함으로써 현재 9500 여개인 농약사용기준을 1만7000개로 대폭 확대한다.

또 유사작물을 그룹으로 구분해 그룹별 공통 적용할 수 있는 농약의 잔류허용기준 설정하고 상추, 시금치, 들깻잎 등을 엽채류 및 엽경채류로 분류해 해당 종류에 공통으로 적용 가능한 농약기준을 설정한다. 지난해 16개에서 올해 최대 29개로 확대하고, 엽채류, 엽경채류에 포함된 농산물의 농약허용기준 완화하는 방법도 있다.

비의도적 오염 문제= 복합영농이 많은 작부체계에서 약제 혼용이 우려된다, 사용하지 않은 농약이 토양에서 검출되면 억울하다, 항공방제나 드론방제 때 바람 때문에 주변 농가에 가는 피해는 어떻게 할 거냐 등 본의 아니게 발생하는 오염문제 해결도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반감기가 길어 토양에 오랫동안 잔류하는 농약의 잔류허용기준 설정을 통해 그동안 검출 사례가 있는 4개 농약(DDT, BHC, 엔도설판, 퀸토젠)의 기준을 인체 및 환경에 해가 없는 수준에서 정한다. 예컨데 엔도설판은 근채류에 0.1ppm 허용 등이다. 이로써 토양에 장기잔류하는 농약의 비의도적 오염 문제를 해소한다.

또 농약의 토양 흡착률, 반감기 등을 감안해 타작물 전이가 우려되는 20개 농약 기준을 설정한다. 클루퀸코나졸의 경우 현재 전작물의 경우 수박 0.3ppm, 후작물의 경우 브로콜리는 기준 없는데 앞으로 브로콜리도 0.05ppm로 설정한다. 지역별 주로 재배되는 작부체계에 관한 사례 조사 결과를 근거로 한다. 이로써 여러 작물을 순차적으로 재배할 때, 해당작물에 사용하지 않은 농약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한다.

아울러 항공방제에 따른 피해 최소화와 관련, 농약 비산거리 및 잔류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시장출하를 앞둔 농작물 재배지역이 인접한 경우 항공방제 금지하고 농경지 이격거리 기준 설정, 나무주사 사용 등이 가능하도록 방제 매뉴얼을 보완한다. 이를 통해 비산으로 주변지역 농작물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한다.

적용시기= 인삼처럼 장기재배하는 경우 PLS 시행 이전에 사용한 약제가 계속 검출될 수 있다, 월동작물이나 시설작물 등은 전년도에 재배한 농산물이 해를 넘겨 수확유통될 수 있다, PLS 시행 이전에 사용한 농약이 검출되서 피해를 받는 경우 농가만 억울하다 등 하소연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국내 생산 농산물에 대해 내년 1월1일 이후 수확하는 농산물부터 PLS 적용한다. 다만, 인삼 등 내년 1월1 이전부터 재배 중인 농산물이 피해받지 않도록 별도 보완책 마련해 추진한다. 당초 내년 1월1 이후 유통되는 농산물 적용시 혼란이 예상되는 과일, 곡류 등 저장 농산물에 대해서는 대부분 어려움을 해소한 상황이다.

황해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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