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탄핵정국으로 어수선 했던 22개월 전으로 돌아갔다. ‘나라같지 않은 나라’ 시대 주가로 회귀한 것이다.
지난 29일 최후의 보루처럼 여겨졌던 2000선이 속절없이 붕괴됐던 증시는 30일에도 하락세로 출발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종가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2016년 12월 이후 처음이었다. ▶관련기사 2ㆍ14ㆍ15면 신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으로 2600선까지 치솟았던 코스피 지수는 불과 수개월만에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하고, 탄핵정부 때보다도 못한 주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2000년 정보기술(IT)주 버블 붕괴 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까지 폭락했다. 버팀목이 사라진 주식시장의 급락이 소비와 투자 위축 등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수수방관하는 정부’, ‘무능한 정부’라는 질타와 함께 비난의 강도가 거세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0.10포인트(0.51%) 내린 1985.95로 개장해, 장중 연저점 경신 행진을 엿새째 이어갔다. 이날 장중 저점은 2016년 12월 6일(장중 저가 1976.51)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이어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동반 매수에 나서면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간밤 미-중 간 무역전쟁 격화 우려와 기술주 약세에 따라 미국 3대 주요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900포인트 이상 널뛰기를 하고, S&P500지수는 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영역에 진입했다.
이달들어 29일까지 코스피는 14.8%, 코스닥지수는 23.4%나 급락했다.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293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미ㆍ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변수들이 해결되지 않고, 국내 증시의 뚜렷한 호재도 없어 당장 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민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더 이상 부인하기 어려운 패닉 장세” 라며 “하지만 추가 감익 리스크를 감안해도 한국증시는 이제 하락 가능성이 낮은 구간까지 와 있다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2.6원 오른 달러당 1144.0원에 개장했으나 이후 1144.2원까지 오르면서 지난 11일 기록한 연고점(장중 1144.7원)을 위협했으나 달러 팔자 물량이 나오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박영훈 기자/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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