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주 실적 부진에 일부 업체에선 인력 감축설이 새어나오고 있다. 사진은 최근 완공한 제주시 한림읍 옹포리 한라산소주 신공장 내부 모습.  [연합뉴스]
지역소주 실적 부진에 일부 업체에선 인력 감축설이 새어나오고 있다. 사진은 최근 완공한 제주시 한림읍 옹포리 한라산소주 신공장 내부 모습. [연합뉴스]

보해양조 최근 생산부분 파업 어수선 타지역도 매출·점유율 하향세 위기감 해외시장 진출확대 등 자구책 안간힘

전국구 도약을 꿈꾸던 지역소주가 수도권 주류사 브랜드 파워에 밀려 맥을 못추고 있다. 최근 실적 부진 영향으로 일부 업체에선 인력 감축설까지 새어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보해양조 노동조합은 최근 임금 12% 인상과 연차 미사용분 수당 지급 등을 요구하며 생산부분 파업을 진행했다가 사측과 가까스로 합의해 지난달 29일 업무에 복귀했다.

당초 보해 측은 노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최근 일부를 수용하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했다. 임금 2.5% 인상과 2019년 4월 위로금 100만원 지급, 연차일수 70% 사용 후 잔여일에 대한 수당 지급, 임직원 자녀 학자금 확대 등이 골자다.

현재 제품 생산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직원들 사이에선 내년 1월께 인력 감축이 있을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공장 생산부분을 아웃소싱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새어나온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노사가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은 어디에나 있는 것으로 내부적 이슈가 회자되는 것이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원 감축설과 관련해선 “이미 지난해 말 인원 감축이 진행되기도 했고 아직 공식적으로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이같은 구조조정설에 무게가 실리는 건 매출 급감과 점유율 하락 등 실적 부진 영향 때문이다.

보해양조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377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나 떨어졌다. 영업적자는 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억원 가량 흑자를 냈지만 2016년에 이어 올 상반기 또다시 적자 전환한 것이다.

이는 대표 제품 ‘잎새주’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2000년대 중반까지 광주ㆍ전남지역에서 70%가 넘는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50% 밑으로 떨어졌다.

보해양조 인력감축이 현실화하면 구조조정 바람이 업계에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지역소주 업체도 매출과 점유율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어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무학의 올 상반기 매출은 101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362억원보다 25% 가량 줄었다. 최근 3년간 연 매출을 살펴봐도 2015년 2957억원에서 2016년 2701억원, 지난해 2505억원으로 지속 하락세다. 영업이익도 2015년 657억원에서 지난해 287억원 수준으로 반토막났다.

주력시장인 부산ㆍ경남 지역에서 점유율도 뚝 떨어졌다. 지역에서 한때 9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자랑했으나 지금은 50%를 밑돌고 있다.

이에 지역소주는 해외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젊은 소비자 취향에 맞는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보해양조는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신제품 ‘천년애’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8월엔 중국 알리바바 ‘티몰’ 브랜드관 입점 성과를 냈다. 같은 시기 상하이 월마트에서 잎새주와 ‘복받은 부라더’를 출시하기도 했다. 중국 내 온라인 판매망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가면서 오프라인 시장 확대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무학도 중국 등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을 확대해가는 중이다. 10월 기준으로 올해 400만달러 가량 수출이 이뤄져 지난해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추후 생산공장 현지화를 추진해 맞춤식 상품 개발 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제주 기반의 한라산소주는 최근 신공장을 완공했다. 전국구 발돋움을 위해 생산량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장 투어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캐릭터 사업도 진행해 부가수익을 창출하면서 브랜드 홍보 효과도 누린다는 구상이다. 저도주인 17.5도짜리 ‘한라산 올래’ 리뉴얼도 준비 중이다. 용기와 라벨 디자인 뿐 아니라 최근 저도주 트렌드에 따라 도수를 낮추는 것까지 폭넓게 검토 중이다.

이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