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4년만에 49%대로 급성장 후발 글로벌업체 중심 연산 표기 확산 “가치 알리고 질적 성장” 프리미엄 전략
저도주 위스키 시장에 글로벌 위스키 업체들을 중심으로 연산 표기 바람이 불고 있다. ‘위스키=40도 이상 고도주’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연산 스카치 위스키로 아성을 쌓아온 글로벌 업체들이 저도주 프리미엄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저도주 위스키 시장은 해외와 다르게 유독 국내에서만 고유 색깔을 띠며 커졌다. 지난 2009년 36.5도의 저도주 위스키를 처음 선보인 골든블루도 국내 업체다. 골든블루는 맛과 개성을 앞세운 무연산(연산 미표기) 위스키로 국내 저도주 시장을 선점하며 주력 제품 ‘사피루스’는 지난 한 해만 총 25만2951상자가 판매됐다. 저도주 위스키가 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은 셈이다.
반면 디아지오, 페르노리카 코리아 등 글로벌 위스키 업체들은 한 발 늦게 저도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으로서 따라야 하는 스카치 위스키 협회(SWAㆍThe Scotch Whisky Association)의 가이드라인에 40도 미만은 위스키라 부를 수 없다는 내용도 있었다” 며 “아직 외국에선 저도주 위스키 시장이라 부를만한 트렌드는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저도주 시장에 뛰어든 데는 국내 소비트렌드를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저도주의 국내 위스키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4년 12%에서 올해 49%대를 넘기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신 글로벌 위스키 업체들은 전략을 달리했다. 저도주 위스키로는 후발 주자였지만 연산이 표기된 저도주 위스키를 출시하며 저도주의 프리미엄화를 꾀한 것이다. 디아지오는 2016년부터 연산 표시 저도주 ‘W 시그니처 12&17’를 선보이며 연산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연산은 위스키에 함유된 원액의 최소 숙성 연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12년산’이면 최소 12년된 원액과 그 이상의 원액을 블렌딩 했다는 뜻이다.
지난달부터 디아지오가 펼쳐온 ‘하우 올드 아 유(HOW OLD ARE YOU)’ 캠페인은 저도주 시장에서 연산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높이겠다는 것의 일환이다. 디아지오 관계자는 “무조건 순한 위스키를 먹는 게 아니라 그 시장 안에서도 질적 차이가 있고 그에 대한 가치를 담은 정보를 제공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연산과 무연산에 따른 가격 차이도 두고 있다. 디아지오의 무연산 저도주인 ‘W 아이스’ 출고가는 2만2590원, 연산 ‘W 시그니처 12’는 2만6030원으로 연산 제품가가 3500원가량 높다. 17년산 ‘W 시그니처 17’은 4만7원으로 좀 더 고가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최근 35도 저도주 라인업 ‘더 스무스 바이 임페리얼’을 통해 기존 저도주 위스키 시장에 없던 고연산 퓨어 몰트 저도주 카테고리를 개척했다. 무연산 저도주가 대부분인 국내 저도주 시장에 명확한 연산을 갖고 희소한 퓨어 몰트 제품을 선보여 저도주의 질적 성장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더해 기존 12년산급 무연산 저도주와 동일한 가격으로 가격 경쟁력을 꾀했다. ‘스무스 12’의 출고가는 2만6334원으로 기존 무연산 저도주 라인인 ‘35바이 임페리얼’과 같다. ‘스무스17’은 4만62원으로 연산이 높은만큼 좀 더 높게 책정됐다.
이유정 기자/
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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