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과방위, 27일 법안소위 안건 상정 - 발의 후 7개월만에 첫 심사…19대 때도 자동폐기 - 27일 오전 8시 기준 무선 95%ㆍ인터넷 98% 복구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지난 24일 발생한 KT아현국사 화재에 따른 통신장애로 KT이용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많은 사람이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현행법상 통신장애와 관련된 책임, 손해배상 체계는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는 통신장애 관련 법안이 이미 계류돼있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해당 법안은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KT화재로 통신장애가 되풀이되고서야 법안 논의를 시작한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7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오전 열린 정보통신방송 법안소위(제2법안소위)에서 지난 4월 신경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논의했다.

이 법안은 통신장애가 발생할 경우 이동통신사업자가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함을 명확히 규정한 것이다. 또, 통신장애 발생 사실과 손해배상 기준, 절차 등을 이용자에게 알리고, 통신사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았다. 만약 통신사가 책임을 회피할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했다.

법안은 지난 4월초 2시간 31분동안 SK텔레콤의 통신장애가 발생한 직후에 발의됐다. 지난해에는 LG유플러스에서 석 달 사이에 세 번이나 통신장애가 발생하는 등 빈번한 통신장애에도 적절한 손해배상이 없어 소비자 불만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신경민 의원은 “통신장애가 발생하면 일상생활 자체가 불편해지는데도 통신사가 이용자 보호보다는 이용약관상 보상 의무가 없는 ‘3시간 회피‘에 급급하고 있다”며 “이용자에게 통신장애 사실을 제대로 공지하고 피해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각 이용자에 맞는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 법안이 상임위에 상정된 후 단 한 번도 논의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과방위는 올해 들어서 지난 8월 23일과 29일 단 두 차례만 제2법안소위를 열었다. 상임위 상정자체도 법안이 발의된 지 5개월여 후인 지난 9월에야 이뤄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회가 손놓고 있는 사이 또다시 통신장애가 발생하고 소비자 손해배상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후에야 법안 심사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이번 KT화재의 경우 휴대전화, 인터넷, IPTV 등 통신서비스 뿐만 아니라 KT망을 이용하는 카드결제 단말기, 포스(POS) 등을 사용하는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간접적 피해도 크다. 게다가 만 하루 이상 지속된 장애라는 점에서 피해보상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오전 8시 기준 현재, KT의 장애 복구율은 이동전화(무선) 95%, 인터넷 98%, 유선전화 92% 수준이다. 무선의 경우 2833개 기지국 중 2685개가 복구됐다.

지난 19대 국회 때인 2015년에도 통신장애 피해보상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당시에는 권은희 전 의원(당시 새누리당 의원, 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통신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피해를 봤을 경우 정부가 피해 구제에 적극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었다.

과방위 의원실 관계자는 “신경민 의원이 발의한 법안 자체가 이번 KT화재로 인한 통신장애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지는 않다”면서도 “통신장애 발생 직후인 만큼 장애 책임 명확화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