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가수 백아연은 데뷔 초 SBS ‘K팝스타 시즌1’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이후 다양한 활동을 펼쳐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왔던 그 친구’가 아닌 한 명의 가수로서 발돋움했다. 그랬더니 이제는 굳혀진 이미지가 생겼다. 백아연은 ‘이럴거면 그러지말지’로 히트를 치며 솔직한 공감을 예쁜 보컬로 털어놓는 가수가 됐다. 왠지 모르게 순하고 착실할 것만 같은 인상도 있었다.하지만 백아연은 이에 반기를 들었다.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을 고민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과연 내가 잘 하는 건, 좋아하는 건 무엇일까. 그리고 나는 어떤 것을 말하고 싶어하나…. 1년 6개월 만에 내는 새 미니앨범 ‘디어 미(Dear me)’ 에 이러한 고민들이 밀도 깊게 담겼다.
▲ 백아연이라는 가수에 대한 이미지가 어느 정도 있죠.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대중이 백아연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것 같나요“사람들이 백아연을 볼 때 ‘일탈을 한 번도 해보지 못 한 아이’ ‘어른들 말 잘 들을 것 같은 수동적인 모범생’으로만 보실 것 같아요. 또 내가 잘 하는 건 발라드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에게 백아연이라는 가수를 알린 곡은 미디엄 템포의 곡이잖아요. 앨범을 내기 전 잘하는 것, 잘 되는 것 사이에서 고민을 했어요. 그러다가 이제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잘 할 수 있는 분야인 발라드에 집중하자고 생각했죠”▲ 앨범 제목부터 ‘디어 미’에요. 타이틀곡 ‘마음아 미안해’ 역시 사랑에 상처받은 자기 자신을 위로하는 곡이고요. 스스로에게 집중을 한 앨범이라는 생각이 들어요“스스로 솔직해질 수 있는 곡들을 담은 것 같아서 ‘디어 미’라고 앨범명을 지었어요. 꼭 사랑 이야기뿐만 아니라 평소에 하는 생각, 사람들에게 받았던 마음, 나에게 해줄 수 있는 말들을 전하려고 했죠. 어떤 감정을 객관적으로 차갑게 바라보기보다 가족이 바라봐주는 것처럼 따뜻한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실제로 스스로에게 편지를 쓰기도 한다고요“힘든 일이 있거나 불안과 걱정이 몰아칠 때, 잠이 안 올 때 나에게 편지를 써요.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도 많이 썼어요. 이게 나중에 곡의 영감을 주기도 해요. 물론 나중에 봤을 때 창피한 부분들도 있지만 (웃음) 귀엽게 표현될 수 있는 부분들도 있어서 잘 간직하고 있어요. 나에게 편지를 쓰며 위로를 해줄 때마다 차분해지고 마음이 정리되는 것도 있고요”
▲ 스스로에게 말하는 만큼 더 솔직해져야 할 필요가 있었겠어요. 동시에 서교동의 밤이 작업한 4번 트랙 ‘안아줘’처럼 새로운 모습들도 보이고요. 평소 못 보던 모습인데 이렇게 몽환적이고 아련한 면도 있었나요“발라드 안에서도 다양하게 노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안아줘’는 새벽과 비슷한 느낌의 곡이에요. 밤인데 푸른빛이 도는 밤. 서교동의 밤이 낸 노래들은 몽환적인 느낌이에요. 좋아하긴 했지만 내가 부른다고 생각하면 안 어울릴 것 같았죠. 실제로 부를 때도 어려웠고, 곡을 받았을 때도 나한테 들어온 게 맞나 싶기도 했어요. 그래도 생각을 바꾸고 시도해보려고 하니 또 재미있더라고요. 이제는 디렉팅을 받았을 때 내 방식대로 소화할 줄 아는 능력도 생겼어요. 스스로 깨달아야 표현이 깊어지더라고요”▲ 단순히 음악적인 변화만 시도한 것 같지는 않아요. 생각과 가치관이 달라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음악도 따라 변한 느낌이랄까요. 예전의 생각들과 바뀐 부분들이 있나요“예전에는 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어요. 완벽해지고 싶어서 모든 면에서 사람들의 의견을 수용했죠. 예쁘게 부른 곡들이 사랑받다 보니, 나도 모르게 테크닉에만 치중하게 된 경향도 있었고요. 그러다 보니 노래를 할 때도 잘 할 수 있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눈치를 보게 되는 일도 생겼어요. 그래서인지 타이틀곡 가사 중에서 ‘어차피 그럴 일이 그렇게 됐나봐’라는 가사를 좋아해요. 예전에는 무슨 일이 잘못되면 내 탓을 하고 거기에 얽매여서 그 뒤의 일을 못 했으니까요. 그런데 포기하고 인정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이번 앨범은 내 마음대로 불러보고 조금씩 수정하는 식으로, 표현하고 싶은 대로 해봤어요”▲ 이렇게 마음을 터놓은 앨범을 냈으니 후련한 기분도 들 것 같아요. 앞으로 자신을 믿고 나아갈 힘이 좀 생긴 것 같나요“이번 앨범은 지난 앨범 ‘비터스윗(Bittersweet)’ 끝나고부터 계속 작업을 해왔어요. 오랫동안 붙잡고 있던 만큼 놔주니 마음이 편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홀가분하고 힘이 생겨요. 그간 미세먼지 많은 곳에 내가 갇혀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물도 주고 햇빛도 쐬고 생기 있게 살게 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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