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법원, 삼성바이오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심문 -삼성측 의견 받아들여지면 증선위 징계 집행정지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당국과 첫 법적 공방을 벌였다. 법원이 삼성측 의견을 받아들일 경우 분식회계 논란에서 삼성이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박성규)는 19일 오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사건의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집행정지는 행정처분을 받은 기관이 행정처분 내용이 부당하다고 판단,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처분 집행을 정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다. 행정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막을 필요가 있을 때 받아들여진다.

지난달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말 종속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적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대표이사 해임 권고, 과징금 80억원, 검찰 고발 등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측은 당시 적법한 절차에 회계처리 변경이었다며 즉각 증선위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을 하겠다고 밝혔다.

오늘 심문기일에서는 예상대로 양측의 팽팽한 의견이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 측은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었던 데다 증선위 제재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제재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기업가치에 막대한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고 주주나 채권자들이 받는 충격과 혼란도 너무 크다”며 “바이오산업은 높은 신뢰와 도덕성이 요구되는데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인정해버리면 저희 사업은 폐업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 저희와 투자자는 물론 한국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충분히 고려해 제재 집행을 정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증선위측은 삼성바이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저지른 만큼 제재를 가한 건 합당하다고 맞섰다. 증선위 측은 “재무제표를 재작성한다고 해도 삼성바이오 측이 입게 될 불이익은 기업 이미지 손상에 불과하다”며 “제재가 이행되지 않다가 소송에서 삼성바이오가 패소하면 신규 투자자 양산으로 오히려 피해가 확대할 수 있다”며 삼성바이오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해달라고 요구했다.

법원은 양측의 의견을 들은 뒤 내년 1월 중순까지 심사 판단에 필요한 참고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재판장은 “가급적 내년 1월 중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 관계자는 “삼성 측 의견이 받아들여져 집행정지가 된다면 아무래도 삼성바이오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신호가 되지 않을까 한다”며 “다만 법적 공방이 이제 막 시작된 것이기에 최종 결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