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범죄 행위를 신고한 시민을 위해 마련해 둔 보상금에서 880만원을 무단으로 인출해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경찰관을 해임한 것은 적절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박연욱)는 A경위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1987년 순경으로 임용된 A경위는 2009년을 전후해 서울의 한 경찰서 수사지원팀에서 범죄신고보상금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았다. 범죄를 신고한 시민에게 지급되는 돈이나 수사활동에 필요한 돈을 국고에서 지원받아 경찰서 명의의 예금계좌에 보관하고 관리하면서 필요할 때 이를 집행하는 역할이었다.

그런데 2012년 11월 경찰청 정기감사에서 A경위가 이 업무를 담당했던 2009년 8월∼2010년 8월 사이에 범죄신고보상금이 들어 있던 경찰서 계좌에서 18차례에 걸쳐 880만원에 달하는 돈이 인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A경위가 허가없이 돈을 빼내거나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뒤 옷이나 화장품, 스포츠센터 회원권, 상품권 등을 사는 데 쓴 것이다.

이를 적발한 서울지방경찰청은 A경위를 검찰에 고발했고,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3월 업무상 횡령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후 징계위원회는 A경위에게 해임처분을 내리고 징계부과금 660만원을 내라고 통보했다.

A경위는 “법인통장 4곳에서 돈을 인출한 것은 맞지만 모두 업무상 용도로 사용했다”며 징계 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경위가 과장이나 계장 결재없이 임의로 돈을 출금했고, 공금이 보관된 계좌에서 A경위가 인출한 수표가 의류나 화장품 매장 등에서 사용된 것이 확인됐다”며 “공금을 횡령해 개인적으로 쓴 것이 명백한 만큼 징계는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적법한 목적과 절차 없이 국고가 보관된 계좌에서 개인 계좌로 돈을 이체한 것만으로도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높은 준법의식을 갖춰야 할 경찰공무원이 신분을 망각한 채 공금을 횡령한 것은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엄한 징계로 공직사회 기강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