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신재민 전 사무관 사안은 기재부가 설명” - 김태우 수사관 사안 이후 ‘체급 낮춰’ 대응 기조 뚜렷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청와대가 잇따른 폭로에 대응하는 수위의 격을 떨어뜨렸다. 청와대가 일일이 ‘6급 전직 사무관’의 폭로에 무겁게 대응하면서 도리어 사안을 파문 수준으로 크게 키웠다는 내부 지적에 따른 대응 전략 수정으로 풀이된다. 새롭게 돌출된 기획재정부 전직 사무관의 대응은 앞으로 기재부가 주관할 것으로 관측된다.

31일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기재부 전직사무관의 주장에 대해서는 KT&G도 있고, 세건을 주장을 했던데 그건 모두 기재부에서 설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는 대응을 안한다는 입장인 것이냐’는 추가 질의에 대해 “네. 일단 기재부에서 대응을 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가 국채발행에 개입할 권한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청와대에) 권한이 있다. 재정정책의 수단으로서 권한이 있고 청와대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선택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자세한 내용은 기재부에서 설명할 것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은 전날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지난해 8조7000억원 규모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하려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 29일에도 ‘청와대가 민간 기업인 KT&G의 사장 교체를 지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2차 영상에서 “저는 비리나 비위가 없었고, 조직 내에서 인정받고, 동기 중에서 잘 나간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신 전 사무관의 주장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 수위는 일단 기재부로 일원화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직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었던 김태우 수사관의 주장에 대한 반박 대응을 청와대 수석과 청와대 대변인이 직접 맡으면서 오히려 ‘청와대 vs 특감반원’ 구도로 짜여지게 됐다는 비판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대응을 세게 했더니 도리어 사안의 파문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태우 수사관 초기 단계에서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미꾸라지 한마리가 온 우물을 흐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청와대 출입 기자들에게 보낸 뒤 사안의 휘발성은 더 높아지게 됐다는 비판이 돌풀됐다. 김의겸 대변인 역시 ‘현 정부의 유전자’를 언급하면서 관련 사안은 국회로까지 불이 옮겨 붙게 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리얼미터가 이날 공개한 ‘국민들을 웃기고 울린 2018년 올해의 말’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에서도 청와대의 “미꾸라지 한 마리가...”(11.6%)란 말이 전체 4위를 차지했다. 청와대의 구체적인 반박보다는 ‘미꾸라지’라는 단어 하나가 더 국민들 머리속에 남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대변인이 신 전 사무관의 사안의 경우 기재부가 설명을 충분히 할 것이란 언급이 있는 같은 시각에 국회 운영위원회는 현안 질의를 개최해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증인으로 참석하는 상황이었다.

청와대가 대응 격을 낮춘 것은 김태우 수사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 12월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태우 수사관의 잇따른 폭로와 관련 “보도 내용과 관련해서 말씀드리기보다 제 소회를 먼저 말씀드리고자 왔다”며 말문을 연 뒤 ‘왜 6급 수사관에 대해 대변인을 비롯해 민정수석, 국민소통수석까지 나서 스스로 ‘급’이 맞지 않는 대치 전선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라는 청와대 관계자의 멘트를 보도한 것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후 청와대는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에 대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으로 대응 창구를 단일화 했다. 박 비서관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관련 사안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비밀 업무가 많은 민정 수석실 가운데에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직접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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