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세계시장 660억달러 규모 성장 셀트리온 ‘램시마’ ‘트룩시마’ 등 FDA 허가 삼성바이오에피스 ‘임랄디’ 유럽서 론칭 종근당 등 전통제약사에 LG화학도 가세

국산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이어지며 올 해 미 FDA 허가를 획득한 바이오시밀러는 총 3개가 됐다.
국산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이어지며 올 해 미 FDA 허가를 획득한 바이오시밀러는 총 3개가 됐다.

올 해 제약바이오업계를 규정하는데 빠질 수 없는 단어가 바로 ‘바이오시밀러’다. 1200조원에 이르는 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한국의 제약산업은 불과 1%를 조금 넘을 만큼 존재감이 미비하다. 하지만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한국은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바이오시밀러 강국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신약개발이라는 거창한 프로젝트보다 현실적으로 최선의 전략으로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했고 그 예감은 아직까지 적중하는 모습이다.

셀트리온ㆍ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분야 ‘글로벌 톱’ 수준=한국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대표하는 기업은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2002년 설립부터 바이오시밀러라는 ’한 우물‘만을 바라봤다. 고가의 바이오의약품과 동등한 효과를 보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의 장밋빛 미래를 본 것이다.

2012년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가 한국 식약청 허가를 획득하며 본격적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전개한 셀트리온은 2013년 유럽 의약품청(EMA), 2016년 미 FDA의 허가까지 획득하며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가장 먼저 깃발을 꽂는다. 이후 개발한 ’트룩시마‘, ’허쥬마‘까지 유럽에 이어 올 해 잇따라 미 FDA 허가를 획득하며 셀트리온이 개발한 3종의 바이오시밀러는 제약 선진 시장인 유럽과 미국에 모두 진출하는데 성공한다.

셀트리온이 유럽에 먼저 출시한 바이오시밀러는 순항 중이다. 첫 제품 램시마는 이미 점유율 54%로 오리지널 의약품을 뛰어 넘었고 트룩시마는 출시 1년 만에 시장점유율 32%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과 양강 구도를 이루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은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삼성바이오는 셀트리온보다 후발 주자지만 셀트리온보다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셀트리온이 개발에 성공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램시마), 허셉틴 바이오시밀러(허쥬마)와 동일한 ’렌플렉시스(플릭사비)‘와 ’삼페넷(온트루잔트)‘을 개발하고 유럽 출시를 완료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매출(20조원)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 개발에 성공, 최근 유럽에 론칭시켰고 미 FDA에도 허가 신청을 한 상황이다. 이미 지난 2016년에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인 ’브렌시스(베네팔리)‘도 개발, 유럽 출시를 마쳤다.

이와 함께 전통 제약사들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LG화학은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인 ’유셉트‘를 지난 5월 일본에 출시했고 종근당 역시 2세대 빈혈치료제인 ’네스벨‘이 최근 식약처 허가를 획득하며 내년 5000억원 규모의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 분석 기관에 따르면 올 해 160억달러 규모인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25년 660억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에서 한국의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발빠른 대처로 시장 선점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산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이어지며 올 해 미 FDA 허가를 획득한 바이오시밀러는 총 3개가 됐다.
국산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이어지며 올 해 미 FDA 허가를 획득한 바이오시밀러는 총 3개가 됐다.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 인하ㆍ경쟁 제품 증가는 ‘변수’=이처럼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성장한 배경에는 전 세계적으로 의료비용 절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영국국민건강서비스(NH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은 2017~2018년 고가의 바이오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 등 가격 경쟁력이 있는 대체 의약품으로 전환함으로써 연간 약 4700억원의 의료 재정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는 다른 유럽국가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에 가격 경쟁력을 가진 램시마는 유럽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을 만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유럽보다는 느리지만 미국도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미국은 특히 항암제의 높은 가격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미국에서 유방암 환자가 허셉틴으로 치료를 받을 경우 연간 약 8만달러의 의료비용이 든다. 미국암학회(ASCO)에서는 항암 치료제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환자들이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심지어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미국에서도 항암ㆍ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처방과 사용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미 FDA가 허가한 바이오시밀러는 2018년 12월 기준 총 16개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은 효능은 좋지만 가격이 매우 높기 때문에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환자가 많은데 바이오시밀러는 이런 환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되는 셈”이라며 “국가로서도 건보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사용을 계속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만 있는 건 아니다. 시장이 커지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 당연하다. 우선 오리지널 의약품들이 약값을 낮추는 방어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 제약사 ‘애브비’는 지난 달 유럽에서 휴미라 약값을 기존에 비해 최대 80%까지 할인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유럽에서 휴미라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면서 임랄디 등 바이오시밀러가 속속 등장하는 것에 따른 대책이다.

바이오시밀러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약값을 낮추거나 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러다보면 영업이익률 등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실제 셀트리온의 지난 3분기 실적을 보면 754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 정도 줄었다. 이는 유럽에 출시한 트룩시마를 기존보다 15% 정도 가격인하를 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램시마의 판매가격도 오리지널 의약품의 50%대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 제품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10월 휴미라의 특허 만료와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롯해 암젠, 산도스, 밀란 등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동시에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초기에는 먼저 출시할 경우 퍼스트 무버로서의 시장 선점 효과가 있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런 기대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며 “경쟁이 심해지다보면 지금보다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면 많이 팔아도 이익이 별로 남지 않는 구조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