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률 높아 ‘변두리라도 서울에…’ 지방은 물론 경기도와의 격차도 점점 확대 가구소득 대비 아파트값 비율 14배로 껑충 전국구 현금부자 ‘똘똘한 한채’로 쏠림 심화
계속된 전세살이에 이골이 난 김모 씨(36세)는 두 달 전 내집마련을 위해 한 신도시 아파트를 둘러봤다. 깨끗한 새 집인데다 학교도 가까워 주거환경은 나무랄데가 없었다. 하지만 고민 끝에 무리해서라도 서울에 아파트를 장만하기로 마음 먹었다. “한번 서울을 빠져나오면 다시 들어가기 힘들다”는 중개업소의 말 때문이다.
자산증식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면 서울 변두리라도 사라는 그 중개업소 대표의 말은 사실일까? 지난 몇년 간 집값을 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2014년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5년여 동안 27.3% 올랐다. 경기도는 그 절반 수준인 14.0%다. 특히 경기도는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서울의 25개 구 가운데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강남구로 41.3%에 달한다. 가장 적게 오른 곳은 중랑구(13.2%)다. 경기도에선 광명시(41.1%)가 가장 많이 오른 반면 평택과 안성시는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서울 25개 구의 이 기간 아파트값 상승률 표준편차는 6.5%로, 경기도(9.8%)보다 낮다. 서울은 집값이 비교적 골고루 올랐지만 경기도는 지역 선택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과 다른 지역 간 격차는 아파트 가격을 보면 더 쉽게 체감할 수 있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중위가격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2010년대 초중반만 해도 경기도의 1.7~1.8배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2.1배를 훌쩍 넘는다. 1기 신도시인 일산이 있는 고양시와 2기 신도시인 김포한강, 동탄신도시가 포함된 김포시와 화성시의 집값 흐름도 비슷하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시간이 갈수록 날아오르는 서울 집값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예외가 있다면 ‘준강남권’으로 분류되는 분당구 정도다. 경기도의 아파트를 처분해 마련한 돈으로 서울에 들어오려면 부담이 상당하다.
서울과 지방 간 격차는 더 심하다. 지난달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방 아파트값의 3.8배에 달한다.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2년 이래 모두 최다 격차다.
하지만 집값이 워낙 급등한 탓에 소득으로 이를 따라잡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을 나타내는 PIR(Price to income ratio)을 보면 지난 10월 기준 전국의 주택PIR은 6.6배로 2014년 말(5.5배)보다 1.1배 늘었다. 이 기간 평균 가구소득은 11.1% 상승했지만 주택가격이 29.8%나 오르면서 내집마련이 더 어려워진 것이다.
이는 특히 서울에서 심하다. 서울의 주택PIR은 2013년 8.4배까지 내려갔지만 최근 11.9배로 무려 42.6%나 올랐다. 2013년에 서울에 중간 가격 집을 마련하려면 소득을 한 푼도 안 쓰고 8년 반을 모으면 됐지만 이제는 꼬박 12년을 모아야 가능해진 것이다. 아파트는 더 심하다. 서울 아파트PIR은 이 기간 10배 수준에서 14배로 높아졌다. 2010년대 초중반 서울에 집을 마련하지 않았다면 서울 아파트 소유주가 되는 길은 그만큼 힘들어졌다. 이에 비해 경기도의 주택PIR은 6.2배로 같은 기간 9.9% 올랐으며, 5대 광역시는 4.5배로 18.4% 상승해 서울에 비하면 부담증가가 덜한 편이다.
특히 지난해 대출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서울에 집을 장만할 때 자금부담이 커졌다. 대출한도가 줄면 그만큼 자기자금이 많아야 한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현금부자들이 ‘똘똘한 한채’의 깃발 아래 서울로 몰려드는 점을 감안하면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라도 서울에서 내집을 마련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강민석 KB경영연구소 팀장은 “가계의 주택 구입 부담은 서울에서 매우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크게 심화되지 않고 있어 주거부담의 양극화가 최근 2~3년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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