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4호, 상장철회 직전 오세훈 테마주로 급등해 전문가 “작전세력 유의”
[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비상장기업과의 합병으로 우수기업의 상장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스팩(SPAC)이 개미들의 수렁으로 변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4호스팩은 지난달 14일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관리 종목에 지정됐다. 한국4호스팩은 지난해 의료기기 업체 비올과 합병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장의 이득이 없다고 판단해 상호협의 하에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했다. 지정 1개월 후인 오는 14일까지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지 않으면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그런데 지난해 연말 한국4호스팩은 갑자기 오세훈 전 서울시장 테마주로 떠올랐다. 박진수 대표이사가 최근 정계복귀를 선언한 오 전 시장과 같은 고려대 법학과 출신이고 사외이사인 추명훈 변호사는 오 전 시장과 같은 법무법인에서 근무한 최측근이라는 소문이 돌면서다. 지난달 6일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당 2000원 초반에 머물던 주가는 장중 2495원까지 치솟았다. 이튿날 한국거래소는 한국4호스팩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우려가 있다는 공시를 내보냈고 주가는 테마주 이전으로 되돌아 갔다. 테마에 현혹된 개인투자자가 기관의 퇴로만 열어준 셈이다.
최근 스팩의 상장폐지되는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이전상장 등을 제외한 상장 폐지 종목 46개 중 15개가 스팩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몇년 간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기업 상장을 대비한 스팩 공급은 늘었지만 지난해부터 기업 실적이 하락하면서 상장 수요는 급격히 줄면서 상장폐지되는 스팩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7년과 지난해 상장된 스팩은 각각 20개로 2016년 12개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합병상장은 21개에서 11개로 급감했다.
물론 스팩이 상장 폐지되면 공모가(통상 주당 2000원)와 공모자금을 은행에 예치해 얻은 이자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기 때문에 원금 자체의 손실은 없다. 하지만 예치 시점에 따라 다르지만 스팩의 이자 수익은 연 1%후반에서 2% 초반으로 낮은 경우가 많다. 한국4호 스팩의 경우 고점에서 사들인 투자자는 이자수익을 감안하더라도 주당 300원 이상 손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은 “원금보장 상품의 성격상 스팩의 시장 자체의 변동폭은 작지만 주가가 급격히 오른 경우 작전 세력 등에 의해 가격이 비합리적으로 결정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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