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뢰회복 위한 프로그램 5개년’ 제안…사실상 총수 일가 정조준 - KCGI 개설 ‘밸류한진’서 우군확보 본격화…주총서 지분경쟁 대비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21일 한진그룹 측에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 공개 제안서를 보내면서 조양호 회장 일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아울러 자신들의 뜻에 동참할 주주들 모집에도 나서면서 3월 정기 주주총회 때 본격적인 표대결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KCGI는 이날 발표한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 공개 제안서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 ▷기업가치 제고 ▷고객 만족도 개선 및 사회적 신뢰 제고를 요구하면서 대주주인 조양호 회장 일가의 영향을 줄이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했다.

특히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요구를 강조했다.

KCGI는 주주가치 관련 중대 현안을 검토ㆍ심의할 ‘지배구조위원회’와 임원평가 기구인 ‘보상위원회’,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임원 선임을 맡을 ‘임원추천위원회’의 도입을 제안했다.

이 가운데 지배구조위원회는 구성원 6명 중 경영진 추천 사내이사를 1명으로 제한하고 보상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또 임원추천위원회에도 사외이사를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KCGI는 “2011년 이후 항공업계 수익성이 저하된 상황에서 한진해운 편입, 대규모 항공기 도입정책 추진, 호텔ㆍ레저사업에 대한 무리한 투자 등은 오너 리스크로 인한 기업가치 및 지배구조 평가 훼손의 전형”이라며 “또 대주주 일가의 일탈 행위는 기업 이미지 실추에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배당수익과 관련해서도 진에어의 배당금이 상장 후에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소수 주주를 위해서는 일정수준의 배당정책을 유지해야 하나 대주주의 일방적 결정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KCGI는 “이번 공개제안에 대해 한진칼과 한진의 대주주와 경영진들이 전향적인 자세로 응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들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명시했다.

KCGI는 “제안에 동참을 희망하는 한진칼, 한진 주주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라며 제안서를 새로 개설한 ‘밸류한진’ 홈페이지에 올리고 주주들로부터 이메일을 받는 코너도 설치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KCGI가 새로 개설한 ‘밸류한진’은 사실상 주총 표 대결에 대비해 지분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KCGI는 산하 투자목적회사를 통해 한진칼 지분 10.81%, 한진 지분 8.03%를 확보해 두 회사 모두에서 2대 주주다.

한진칼의 경우 최대주주인 조양호 회장(17.70%)과 특수관계인들이 지분 28.70%를 가지고 있다. 한진은 한진칼(22.19%)과 조양호(6.87%)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이 34.59%다.

KCGI가 현재 소유한 지분만 따지면 총수 일가 측 지분에 한참 모자란다.

다만 국민연금이나 소액주주가 어느정도 가세할지가 변수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7.34%, 한진 지분 7.41%를 보유하고 있고 두 회사의 소액주주 비율은 48∼58%에 달한다.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를 도입한 국민연금은 최근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 검토에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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