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내 온건파, 설득 못해 올 4차례 파업예고…강경기조 커져 한국노총도 중단 경고…31일 불참
한국형 사회적 대타협 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양대 노총이 모두 불참을 선언하면서 향후 노사정 관계가 대치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민주노총은 올해 네 차례에 사회적 총파업을 벌여 교섭력을 높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28일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사회적대화기구인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대의원회의를 열었지만 최종 결정은 나오지 않았다. 대의원 회의에 상정된 안건은 온건파, 강경파, 중도파 방안에 원안까지해서 모두 4개의 안건이었다.
온건파는 ‘경사노위에 참여하되 정부가 탄력근로 확대 등을 추진할 경우 즉시 탈퇴’하는 안을, 강경파는 ‘경사노위 조건없는 불참과 즉각적인 대정부 투쟁’ 안을 내놨다. 지도부의 원안인 ‘경사노위 참여’안은 표결에 붙이지도 못했다. 결국 김명환 위원장은 “원안을 표결하지 않고 일단 논의를 중단하겠다”면서“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새 안을 내겠다”며 산회를 선언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대의원회의는 아무 결론도 내지 못한 채 결국 자정이 넘어서야 끝이 났다.
그동안 민주노총 지도부는 경사노위 복귀를 강하게 추진해왔다. 김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경사노위 참여는 개혁 과제를 관철하기 위한 결단”이라며 경사노위 참여를 호소했지만 결국 강경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강경파들은 ‘경사노위에 불참하고 즉각 대정부 투쟁으로’, ‘경사노위 참여 결정은 노동개악 합의입니다’ 등의 플래카드를 걸어놓고 참여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일부는 대자보를 통해 “경사노위는 문재인 정부의 반노동, 친재벌 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1998년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에 참여해 정리해고제와 파견법에 합의했던 오류를 또다시 반복해선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사노위 참여 의지를 밝혀왔던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온건파가 민주노총내에서 설득력을 얻지 못함에 따라 향후 민주노총이 강경으로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노총은 지난 9일 “작년 4번의 전국 노동자대회에 1만5000명~6만명이 결집했고, 11월 총파업에는 16만명이 동참하는 등 민주 노총은 한국사회를 바꿔낼 가장 저력 있는 세력“이라며 ”노동의 요구를 스스로 쟁취할 역량을 높이기 위해 총파업ㆍ총력투쟁을 확장하고, 정부와 재벌대기업을 강하게 견제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2월과 4월에 총파업ㆍ총력투쟁, 6~7월에 비정규직 철폐와 사회공공성ㆍ사회안전망ㆍ노동소득 확대 총파업, 하반기(11~12월 예상)에 세상을 바꾸는 사회적 총파업을 예고했다. 2월에는 국회에서 탄력근무제를 논의하는 시기로 민주노총의 강경 투쟁이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설날연휴가 시작되는 2월 1일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 2월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연다. 민주노총 내에서는 ‘노동 친화’를 앞세웠던 문재인 정부가 친 정부, 친 자본으로 기울었다는 목소리가 크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김명환 위원장은 이달 초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시도나 내용적 이해는 상대적으로 높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성은 그전 정부와 비교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정책의 집행과정을 들여다 보면 결과적으로 집행이 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거의 안됐고 노사 관계에 있어서 법제도화도 미뤄지고 있다”며 “노동계 입장에서는 대단히 위험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경사노위에 참여해왔던 한국노총도 한시적 불참을 선언했다. 우선은 오는 31일 열리는 경사노위 회의에 불참하겠다는 선언이다. 한국노총위원이 제시한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폐지 ▷사업장내 파업금지 ▷단체 협약 유효기간 확대 등을 문제삼았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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