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산고 탁구전용체육관에서 독산고 및 문성중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는 장면. [사진=박건태 기자]
독산고 탁구전용체육관에서 독산고 및 문성중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는 장면. [사진=박건태 기자]
2018년 2월 열린 독산고 탁구전용체육관의 개관식 모습. [사진=금빛나래탁구후원회]
2018년 2월 열린 독산고 탁구전용체육관의 개관식 모습. [사진=금빛나래탁구후원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문성중, 독산고, 그리고 실업팀 금천시청은 창단 간격이 꼭 3년씩이다. 각각 2011년, 2014년, 2017년이다. 여자탁구의 신흥명문 문성중·독산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3년 간격의 비밀을 알아야 한다. 왜 3년씩일까? 한국중고탁구연맹(회장 손범규)과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그리고 월간탁구가 함께 하는 ‘탁구 명문교를 찾아서’ 시리즈는 이에 5번째 주인공으로 문성중·독산고을 선정하고 1월 탐방취재에 나섰다. 정답부터 말하자면 한국의 학제상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기간이 3년이기 때문이다. 서울 미성초등학교 탁구부 시설에서 운동을 하던 탁구동호인들이 어린 선수들을 후원하기 시작했고, 2009년 금천구를 중심으로 서울 남서권에서 탁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금빛나래탁구후원회(이하 금빛나래)를 결성했다. 이어 2011년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탁구선수들이 마땅히 갈 중학교가 없자 금빛나래는 문성중학교 탁구팀 창단을 주도했다. 또 3년이 흘러 이제는 중학교 졸업반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자 2014년 독산고등학교 탁구팀을 창단했고, 2017년 1월 23일에는 같은 선수들이 고교를 졸업하자 금천구청 탁구팀이 만들어진 것이다. 풀뿌리 탁구혁명의 중심그렇다. 문성중·독산고는 ‘풀뿌리 탁구혁명’으로 유명한 금빛나래 스토리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학교 운동부를 없애거나, 후원을 줄이는 세태에서 두 학교는 공립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아니 대한민국에서 모범사례가 될 정도로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동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사회 탁구동호인들이 후원금을 모아 어린 선수들을 돕고, 선수와 지도자들은 동호인들과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그들의 탁구욕구를 채워준다. 이러니 공립학교와 지자체(금천구청)도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금빛나래는 기부금까지 받을 수 있는 사단법인으로 성장했다. 이런 금빛나래 스토리의 상징이 독산고 탁구전용체육관이다. 원래 테니스장이던 곳에 탁구전용체육관이 들어선 것이다(2018년 2월). 대부분 학교팀은 훈련장인 학교 체육관을 일반학생들과 공유하는 까닭에 연습에 제약이 있다. 독산고처럼 독립된 건물로 탁구전용체육관이 있는 경우는 전국적으로 드물다. 환경이 좋으니 많은 이들이 탁구연습을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물론, 이 시설을 정기적으로 지역사회 동호인들에게 개방하는 것은 물론이다. 서울시 교육계에서 사람 좋기로 소문난 독산고의 성덕현 교장은 “제 교직 생활의 마지막이 독산고입니다(2019년 가을 정년). 금빛나래 및 탁구와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어느 분이 다음 교장선생님으로 오셔도 독산고탁구, 금빛나래는 더 좋아지도록 노력하고 있고, 지역사회에 이미 그런 분위기가 조성돼 있습니다. 많은 성원을 부탁합니다”라고 말했다. 성 교장은 가끔 시간이 나면 탁구장을 찾아 직접 똑딱이 탁구를 즐길 정도로 열혈 탁구팬이 됐다.

독산고 선수단. 오른족이 석은미 코치다. [사진=박건태 기자]
독산고 선수단. 오른족이 석은미 코치다. [사진=박건태 기자]

좋은 시스템에 ‘경기력도 전국 최강’흥미로운 것은 금빛나래 탁구혁명의 중심인 문성중·독산고의 경기력도 경이적이라는 사실이다. 최고의 선수들을 데려오는 것이 아닌데도, 문성중·독산고는 전국 최강의 전력으로 성장했다. 다소 평범해 보이는 선수들도 문성중 독산고를 거치며 기량이 급신장한다. 문성중은 이미 여중탁구의 최강자이고, 여기서 선수를 수급 받는 독산고도 여고 정상의 팀이 됐다. 문성중은 지난해 전국대회 3관왕으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고, 독산고도 문산수억고와 양강체제를 구축했다. 독산고의 최해은(2019년 2학년)은 1월 장흥 학생종합선수권에서 3관왕에 오를 정도로 여고 최강자의 반열에 올랐고, 3학년 홍순수도 여고부 강자가 됐다. 특히 문성중에서 올라오는 김서윤은 벌써부터 실업팀들이 치열한 스카우트 경쟁을 펼칠 정도로 ‘한국탁구의 기대주’로 성장했다. 금빛나래 탁구의 수장을 맡고 있는 금천구청의 추교성 감독은 “서울 여고탁구를 대표하는 독산고는 2019년 서울 전국체전까지 열리는 까닭에 역대급 성적을 낼 수도 있다. 최해은 홍순수에 이윤지, 이수연, 강희경, 김희정 등 멤버가 탄탄하다. 문성중도 김서윤의 졸업으로 전력이 조금 약해지만 이연희 김다희 등 좋은 선수들이 있기에 정상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성중 선수들. 왼쪽 상단이 오윤정 코치, 그 옆이 김서윤이다. [사진=박건태 기자]
문성중 선수들. 왼쪽 상단이 오윤정 코치, 그 옆이 김서윤이다. [사진=박건태 기자]

배우고 싶은 지도자들 지역사회에서 민간이 돕는 최고의 시스템, 여기에 최적의 훈련환경. 이 2가지 말고 문성중·독산고의 성공에는 하나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지도자다. 오윤정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탁구계에서는 이미 최고의 지도력을 인정 받고 있다. 안타까운 세월호 사태 때 단원고 탁구팀이 우승했는데, 단원고 신화를 만든 이가 바로 오윤정이었다. 단원고 해체 후 문성중으로 와 여중 최강의 전력으로 만든 것이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한국에서 여자탁구선수로 성공하려면 문성중으로 보내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독산고의 석은미 코치는 한국 여자탁구의 계보를 이었던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아테네 올림픽 여자복식 은메달 등 국제대회에서 수도 없이 메달을 땄다. 실업팀이나 국가대표 지도자로도 손색이 없지만 금빛나래가 좋아 독산고에서 선수들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석은미 코치는 “영남초등학교까지 창단해서 초등학교 2개팀-문성중-독산고-금천시청으로 이어지는 금빛나래의 엘리트 탁구는 여자만 60명이 넘는 가운데 꼭지점인 추교성 감독님만 남자다. 와서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여기는 분위기가 최고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국 탁구계의 이해관계에서 떨어져 있으면서 정말 좋은 선수들 키우는 데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교성 감독도 “저희(금빛나래)는 문법이 간단하다. 탁구를 정말 사랑하고, 어린 선수들을 좋은 선수로 키워내는 데만 집중한다. 좋은 인성을 갖춘 분들이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이런 원칙을 지키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뿐”이라고 설명했다.

문성중 독산고 선수들을 위해 대형 피자를 간식으로 가져온 한국중고탁구연맹의 손범규 회장(왼쪽)과 훈련 후 이를 맛있게 먹고 있는 선수들.
문성중 독산고 선수들을 위해 대형 피자를 간식으로 가져온 한국중고탁구연맹의 손범규 회장(왼쪽)과 훈련 후 이를 맛있게 먹고 있는 선수들.

대한민국의 모범이처럼 문성중·독산고는 여자탁구 신흥명문으로 손색이 없다. 아니, 그 이상이다. 전국의 지자체들이 금빛나래 시스템을 배워가려고 한다. 체육학계에서는 학술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탁구인들은 “금빛나래의 문성중·독산고와 같은 시스템이 5개만 더 생겨도 한국탁구는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78개에 달하는 중고 탁구팀 중 하나가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문성중·독산고는 성공해야 한다. 또 그 성공을 도와야 한다. 이 점을 잘 알아서일까? 탐방취재가 잡힌 날, 한국중고탁구연맹의 손범규 회장이 직접 독산고 체육관을 찾았다. 지역사회에서 제일 비싼 피자를 전 선수들이 실컷 먹도록 ‘간식 후원’을 하면서 말이다. 한국 여자탁구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고민이라면 언제라도 발길을 금천구 독산고등학교의 탁구전용체육관으로 돌리면 된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 [탁구 명문교를 찾아서 (5) 문성중·독산고 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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