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국회에서 5ㆍ18 민주화 운동을 ‘모독’하는 공청회가 열린 것과 달리 독일은 과거사 부정이나 혐오발언에 매우 엄격하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의 희생자 기념비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한 빌리브란트 총리로 대표되는 독일의 과거사 반성과 사죄의 역사는 올해도 이어졌다.
볼프강 쇼이블레 연방하원의장은 지난달 31일 하원에서 열린 홀로코스트 추모 행사에서 “역사를 안고 살아가는 것은 모든 나라에서 미래의 기초로 독일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잊지 말아야 하는 우리의 책임은 더 커진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비록 헌법에서 홀로코스트라는 용어를 찾을 수는 없지만, 독일인들이 저질렀던 반(反)인류적 범죄에 대한 반성은 헌법에 끊임없이 울려 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인 지난달 27일을 앞두고 “오늘날 사람들은 과거 사람들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알아야 하고, 우리는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메르켈 총리와 쇼이블레 의장은 보수적 성향인 기독민주당 소속이다.
역대 독일 정부는 이념적 성향과 관계없이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최근 극우성향 정치인들이 과거사를 왜곡하는 발언을 하고 있지만 사회적 매장을 자초하고 있을 뿐이다. 앞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튀링겐주 대표는 2017년 1월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놓고 “수도 한복판에 치욕의 기념물을 건설한 세계 유일한 민족”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런 과거사 왜곡, 인정차별 혐오 발언 등으로 ‘노이즈 마케팅’을 벌인 AfD는 2017년 9월 총선에서 12.6%를 득표해 제3정당 자리에까지 올랐다. 올해에도 바이에른주와 헤센주 선거에서 선전하며 독일 연방 16개 주의회에 모두 진출했다.
하지만 기성 정치권뿐 아니라 언론, 시민사회 등은 AfD를 철저히 무시하거나 잘못된 발언을 할 수 없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연방 정부와 주 정부의 연정협상에서 AfD는 철저히 제외됐다. 기성 정당들은 정책과 법안을 놓고서도 AfD와의 협력을 외면했다.
과거사 왜곡과 혐오 발언에 대한 감시와 경계도 한층 강화됐다.
국내 정보기관인 헌법수호청(BfV)은 최근 AfD 내 청년 조직 등에 대해 헌법 격인 기본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적극적으로 감시하기 시작했다.
정치권이 소셜미디어에서의 증오·혐오 발언을 규제하는 법인 ‘소셜네트워크(SNS) 내 법 집행 개선법’(SNS위법규제법ㆍNetzDG)을 처리해 지난해부터 적용한 데에는 AfD를 견제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AfD는 이 법을 무력화하기 위해 개정 시도를 하며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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