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에 소액신용 허용 수익 악화에 무한경쟁까지
정부가 비금융사 간편결제사업자에 소액신용 기능을 허용하기로 발표하면서 국내 카드사들의 시름이 더해지고 있다. 작년 수수료 인하 결정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신용등급 하향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만으로도 부담이 큰 카드사들에겐 정부의 이번 결정이 사실상 신용결제 플랫폼의 무한경쟁 시대를 열어준 셈이라 생존전략 수립이란 과제까지 발등의 불이 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5일 ○○페이 등 핀테크 간편결제 플랫폼에 월 50만원 안팎의 후불결제 기능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간편결제는 모바일기기에 저장된 생체정보(생체인식)나 신용카드 정보 등을 이용해 온ㆍ오프라인 상거래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전자 결제 서비스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 삼성페이 등이 이에 해당한다.
카드업계에선 정부의 이번 결정이 단기적으로 수익성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이를 시작으로 카드 이용 고객들이 수수료 없는 신용결제에 익숙해지면 수수료 기반의 현행 카드 사용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게 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플랫폼 자체에 패러다임 전환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산하 여신금융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카드사의 영업환경 악화와 향후 성장 방향’이란 보고서에서 “주요 간편결제서비스 업체는 카드사와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카드사의 가맹점수수료 수익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다만, 온라인 시장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최종 지급매체로서 카드의 영향력은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지 않아도 카드사들은 작년 실적 악화로 울상이다.
여신금융연구소는 이 보고서에서 국내 카드사들의 작년 조정 당기순이익이 1조6633억원으로 전년대비 1783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2018년 조정 순익은 국제회계기준(IFRS)에서 일회성 수익ㆍ손실을 감안해 재산정한 수치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카드사들의 총자산이익률(ROA)도 작년 1.41%를 기록, 2017년보다 0.33%포인트 감소했고 2015년 이래로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연구소의 박태준 실장은 “가맹점 수수료의 지속 인하는 지급결제 부분의 영업이익을 마이너스를 전환시켰다”며 “수수료 인하에 따른 카드사의 신용등급 하락 위험과 카드채 발행금리 상승 등으로 조달비용 증가까지 야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응방안으로 ▷수수료 적격비용(원가) 체계 재설정 ▷비적격 비용에 대한 공동 절감 노력 ▷QR코드 아닌 NFC(근거리무선통신) 방식으로 카드플랫폼 강화 ▷빅데이터 활용한 수익개선 등을 제시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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