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이 급증한 ‘망치고등어’ 제외하면 생산량 여전히 90만톤대 40년만에 최저 수준 못벗어나 명태ㆍ오징어 등 위기…포획 금지부터 종합대책까지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인위적인 해양생태계 훼손으로 연간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위기감을 느낀 해수부를 비롯한 수산당국은 연초부터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대책들이 실효성 있게 집행되지 않는다면 현 위기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근해어업(가까운 바다) 생산량은 101만3000톤으로 전년(92만7000톤) 대비 9.2% 증가했다. 2년만에 100만톤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수치였다. 200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지난 2016년 90만7580톤까지 내려앉았다. 1971년(76만4179톤) 이후 45년만에 최저치였다. 2017년 92만6941톤을 거쳐 지난해 100만톤선을 가까스로 턱걸이했지만 여전히 197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또 급격히 늘어난 망치고등어를 제외하면 사실상 90만톤대에 머문 것으로 분석됐다. 배에 점이 있어 점고등어라고도 불리는 망치고등어 생산량은 지난해 7만4403톤으로 전년(1만1390톤)에 비해 553.2% 증가했다. 망치고등어 증가분을 제외하면 전체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94만9492톤에 그친 셈이다.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인 것이 아니라 특별한 이유 없이 한해 사이 생산량이 6배 급증,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이 수치는 다시 급감할 수도 있다.
질적으로도 개선세를 보이지 못했다.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9.2% 증가했지만 생산금액은 4조1361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늘어나는데 그쳤다. 망치고등어 등 저가 어종 어획량이 급증한 탓이다.
다른 주요 어종 생산량도 여전히 부진했다. 청어와 붉은대게는 전년보다 각각 26.1%, 31.5% 급감했고, 멸치도 10.6% 줄었다. 명태 생산량은 9톤을 기록해 사실상 잡히지 않았다. 특히 오징어가 절반(-46.8%)이나 줄었다. 1986년(3만7214톤) 이후 32년만에 최저수준이다.
수산자원 감소, 불법어업 성행, 수온 변화 등이 생산량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연근해에서 최대 확보 가능한 수산자원량은 503만톤이다. 하지만 지난 2017년 기준 현 자원량은 304만톤 수준으로 추정된다. 경쟁 심화에 따른 과다 조업, 어린 물고기까지 잡아들이는 남획이 만연해졌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 온도 상승 현상도 나타났다. 오징어의 경우 중국 어선들이 저인망 쌍끌이로 오징어를 쓸어갔고, 수온이 계속 오르면서 따뜻한 물에서 사는 오징어조차도 비교적 수온이 낮은 동해안 북쪽으로 이동했다. 그 결과 ‘총알오징어’라 불리는 새끼오징어가 사라졌고, 오징어는 가격이 올라 ‘금(金)징어’가 됐다.
차형기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장은 “어획량이 감소한다는 것은 자원량이 급감했다는 의미”라며 “십여년 전부터 자원회복 사업을 시작하는 등 수산자원량의 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원량의 25% 정도만 이용하고 나머지 75%는 남겨둬야 지속가능한 어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위기감을 느낀 해양수산부는 연초부터 강도높은 ‘바다지키기’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미 지난 1월부터 명태는 포획이 전면 금지됐고, 국내산 명태를 활용한 생태탕 판매도 불가능해졌다. 주꾸미에 대해서도 금어기(매년 5월 11일∼8월 31일)가 신설됐다. 게 4종류에 대해서는 암컷 포획이 금지돼 있다. 대게와 붉은대게는 암컷을 무조건 잡을 수 없고 꽃게와 민꽃게는 배에 알이 찬 암컷이 포획 금지 대상이다. 현재 몸통이 12cm 이하인 오징어는 잡지 못하고, 매년 4∼5월 금어기도 운영된다. 해수부는 올해 오징어 포획 금지 규정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13일에는 처음으로 수산자원 관리를 위한 종합대책인 ‘수산혁신 2030 계획’이 발표됐다. 2017년 25%였던 총허용어획량(TAC) 관리대상어종 어획비율을 2022년 50%, 2030년 80%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TAC는 어종별로 잡을 수 있는 수산물의 상한선을 정하는 제도로 1991년 국내에 도입됐다. 2022년까지 정부가 직권으로 TAC 대상 어종과 업종을 지정하는 TAC 의무화도 추진한다. 낚시로 잡은 수산물을 상업적으로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고, 낚시관리구역도 지정할 계획이다. ‘어린물고기 안먹기’, ‘알밴 물고기 섭취 NO’ 등 대국민 캠페인도 펼칠 예정이다.
이정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어업자원연구실장은 “연간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120만톤 수준은 유지해야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충분한 인력, 예산 등을 바탕으로 한 자원관리가 절실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나온 대책들만 충실히 실행되더라도 과거 수준의 자원량, 생산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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