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혼술, 혼영, 혼행…’ 남들 시선을 중시하는 한국사회의 고리타분한 인식에 반항이라도 하듯, 혼자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영화를 보고 여행을 가는 일상이 이제는 아주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딱 한 가지, 불가능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결혼이다.

학교 졸업 후 적당한 회사에 취직해 일을 하고 결혼적령기가 되면 쫓기듯 결혼하는 삶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일이다.

그러나 사랑 없이 나이에 쫓겨 억지로 하는 결혼은 그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을뿐더러 그렇다고 혼자 평생을 살아가기에는 어쩐지 외롭고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고민 속에 일명 ‘분자가족’을 택한 여자 둘이 있다. 바로 카피라이터 출신이자 베스트셀러 ‘힘 빼기의 기술’의 김하나 저자와 패션매거진 W Korea 에디터 출신의 황선우 저자가 그들이다.

최근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라는 책을 발간한 이들은 완벽한 싱글라이프를 즐기며 살다가 각자의 고양이 두 마리씩과 함께 한집에서 살게 됐고, 이 이야기를 가감 없이 책에 담아냈다.

같은 집에서 살게 되기까지의 과정, ‘웃픈’ 에피소드, 골치 아픈 문제와 그 해결방법 등이 시종일관 유쾌하게 그려지고 있다.

1인 가구는 원자와 같다. 물론 혼자 충분히 즐겁게 살 수 있다. 그러다 어떤 임계점을 넘어서면 다른 원자와 결합해 분자가 될 수도 있다. … 여자와 남자라는 원자 둘의 단단한 결합만이 가족의 기본이던 시대는 가고 있다. 앞으로 무수히 다양한 형태의 ‘분자 가족’이 태어날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 가족의 분자식은 W2C4쯤 되려나. 여자 둘 고양이 넷. 지금의 분자 구조는 매우 안정적이다. -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12p 中 -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제목 그대로 마음 맞는 여자 둘이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결국은 결혼한 사람들에게도 공통으로 통하는 이야기다. 독립된 두 사람이 함께 살면서 일어나는 일들은 그것이 동성이든 이성이든 같이 때문이다.

다만 이들이 선택한 ‘분자가족’은 1인 가구의 간편함과 2인 가구의 안정감이 결합된 삶이라는 점에서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꽤나 흥미롭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

윤병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