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공장 내년 초 조기 가동 왜?

D램·낸드값 급락불구 공장 건설 급피치 추후 3·4라인 건설대비 공업용수 확보 적극 이 부회장, 업황위기속 공격적 선제투자 의지 기술주도권 확보·후발주자 격차 벌리기 전략 삼성전자가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조정 속에서도 평택 반도체 2라인의 내년 3월 가동을 공식화한 건 시장 1위 플레이어로서의 자신감은 물론 과감한 투자로 후발 업체들과의 격차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이른바 ‘이재용식(式) 반도체 초격차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급락에 후발 주자들이 움츠러드는 시점에 역발상 경영전략으로 시장의 확고한 주도권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초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온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특히 평택 반도체 단지는 이재용 부회장이 2014년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경영전면에 등장하며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첫 대규모 투자였다는 점에서 2라인 조기 가동은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한발 더 나아가 삼성전자는 평택 2라인에 이어 3, 4라인 투자 계획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져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지각변동이 크게 일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해 180조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평택 등 국내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송전선 갈등 마무리 이어 공장 본격 가동 위한 용수 확보 요청= 최근 서안성에서 고덕으로 이어지는 송전선로 갈등을 해결한 삼성전자는 후속 작업으로 공업용수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평택시 등 유관기관과의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내년 3월 가동 시점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공업용수 확보 작업 시기를 조율 중이다.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 단지 공업용수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평택 반도체 단지에 2, 3, 4라인이 들어올 경우 현재 1공장에 공급받고 있는 생활용수로는 감당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평택시와 삼성전자는 평택 고덕국제화도시로 공급되는 용수를 팔당댐에서 끌어오는 공업용수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를 위해 공업용수도 건설 공사의 완공 시점을 당초 내년 12월에서 6개월 당긴 내년 6월로 정하고 2라인 조기 가동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공업용수도 공사가 완료되면 삼성전자는 4라인까지 가동하는데 필요한 하루 22만t의 공업용수를 확보하게 된다.

동시에 공업용수가 단선으로 공급될 경우 공급 중단 사태 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복선 계획도 추진 중이다. 평택시는 현재 임시로 공급되는 광역3단계를 유지하고, 이에 더해 5단계(수지정수장) 광역상수도 관로를 확보해 공업용수가 일시 중단되는 상황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 올해 中 시안 이어 내년 평택 2라인 가동…“진짜 실력 나온다” 이재용式 초격차= 이번 평택 2공장 강공 드라이브는 평택 반도체 단지에 강한 애정과 의지를 보여온 이재용식 ‘초격차’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한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평소 지론이 삼성의 ‘위기일수록 공격투자’ DNA와 맞물려 속도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평택 1공장 가동시점도 무려 1년 이상 앞당겨 반도체 초호황에 대비한 경험이 있다.

2015년 5월 첫 삽을 뜬 평택 1공장은 당초 2018년 하반기 가동될 예정이었지만 1년 이상 앞당겨 2017년 7월 양산을 시작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3년간 이어진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타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한 결정적 발판이 됐다.

평택 2공장 역시 이 부회장이 작년 2월 집행유예 석방 이후 단행한 첫번째 투자 결정으로, 시험 가동을 서둘러 기술 주도권과 시장 확대를 가속화하는 주춧돌이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2일 5년 만에 갈등이 봉합된 ‘서안성~고덕 송전선로 건설’ 사업에서 삼성전자가 추가비용 약 480억원을 전액 부담하기로 한 것도 평택 반도체 단지 기반시설 조기 구축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송전선로가 완공되면 고덕 산단의 전력공급량이 600㎿(메가와트)에서 2000㎿로 세 배 이상 확대돼 향후 3ㆍ4라인 건설도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센터장은 “현재 낸드와 D램 모두 공급과잉이기 때문에 서둘러 평택 2공장이 램프업(수율제고 작업)될 것 같지는 않다”며 “클린룸(청정실) 공사까지 마무리짓고 단계적으로 장비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5G가 되면 AI서비스가 확대되고 자율주행ㆍ로봇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커질 것이기 때문에 2~3년 뒤를 보고 삼성전자가 선제 투자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나중에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지금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평택 2공장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 시스템반도체로 전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평택은 D램 위주가 될 것”이라며 “낸드는 중국 시안에서, 파운드리는 화성 쪽으로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정순식ㆍ천예선ㆍ이태형 기자/c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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