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탄소 배출 등 대기환경오염 우려 서울 · 6개 광역시 · 경기도 등 사용금지…시대역행 각종 규제에 경쟁력 악화 우려

적자에 허덕이는 정유업계가 마른수건을 쥐어짜는 비상경영에 돌입했지만, 정작 시대에 뒤떨어지는 정부 규제가 실적회복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에서는 허용되고, 울산 공단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고체연료 관련 규제만 풀어줘도 매년 80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은 원유에서 휘발유, 경유 등을 뽑아내고 남은 잔류물인 코크스를 연료로 써 매년 900억원의 비용을 아끼고 있다. 올 연말 새로 지은 세번째 코크스 보일러도 가동할 예정이어서 내년 연료비는 지금보다 더 줄어들게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덩치가 더 큰 정유 3사들이 모두 적자를 낸 2분기에도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SK에너지와 에쓰오일 등의 정유공장이 들어선 울산광역시는 1990년부터 코크스나 석탄 연료 사용이 제한돼 있다. 현재 대기환경보전법은 서울특별시, 6개 광역시, 경기도 일부 등에서 고체연료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저유황중유를 석탄으로 대체하면 연료비는 절반 이상 줄어들게 된다.

울산 산단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지난 2분기에만 500억원대의 적자를 내고 종이 한장이라도 아껴야한다는 절박한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규제를 완화해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과 중동의 대규모 정유설비 신증설, 셰일가스 붐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가운데, 규제 완화로 연료비를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유업계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환경오염 우려에 대해서도 “그동안 공해저감 기술이 발달해 오히려 기존 저유황중유를 쓸 때보다 대기질이 나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에서 단 한번도 지적을 받은 적이 없다. 방지시설을 갖추고 엄격한 환경평가를 거쳐 승인을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환경단체 측은 이같은 환경오염방지시설에도 불구하고, 고체연료 사용으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더 늘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전경련 고용이 규제개혁팀장은 “고체연료와 기존 석유원료 사용에 따른 유해물질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그에 따른 환경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한다”며 “가급적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