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생일’이 민감한 소재를 잘 살린 선례로 남을 수 있을까. 영화 ‘생일’이 3일 베일을 벗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개봉을 한 ‘생일’은 전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던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를 전면에 담은 작품이다.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를 다뤘던 다큐멘터리 영화는 있었지만 상업영화에서 이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은 없었다. 작품이 안고 가야 하는 위험부담이 크다. 의도치 않게 유가족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국민적 트라우마가 큰 사고였기 때문에 아직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목소리도 크다. 사실 ‘생일’에 앞서 세월호 참사를 다룬 작품이 있었다. 바로 3월20일 개봉한 영화 ‘악질경찰’이다. 하지만 ‘악질경찰’은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것은 물론 흥행에도 참패했다. 4월3일 기준으로 26만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손익분기점이 250만이었으니 한참이나 모자라는 수치다. ‘악질경찰’이 혹평을 받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악질경찰’은 시사회 전까지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했다는 사실을 철저하게 베일에 가렸다.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마주한 세월호 참사가 준 타격은 꽤 컸다.

또 ‘악질경찰’은 범죄 액션 영화다. 세월호 참사를 전면에 다룬 작품이 아니다. ‘악질경찰’은 나쁜 놈보다 더 나쁜 형사 조필호(이선균)가 거대 음모에 휘말리게 되는 범죄 드라마다. 그는 세월호 참사로 친구를 잃은 미나(전소니)를 만나 각성하게 된다. 영화는 안산이라는 배경, 세월호 유가족, 남겨진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 어른들의 죄의식을 담아냈다. 이정범 감독이 고심을 한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지고 새로운 시도이긴 했다. 하지만 굳이 범죄 드라마에 세월호 소재를 넣었어야 했냐는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결국 ‘악질경찰’의 관객들에게 외면을 당하며 아직은 세월호 참사를 다루기엔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악질경찰’과 비교하면 ‘생일’은 접근법이 다르다. ‘악질경찰’가 변화구라면 ‘생일’은 직구다. 이리저리 돌려 말하지 않고 ‘생일’은 홍보 때부터 세월호를 언급하고 있고 유가족의 슬픔을 그대로 스크린에 담아냈다.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떠나보낸 이들의 상처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개봉 첫날이기 때문에 ‘생일’에 대한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개봉 전부터 한국 영화 예매율 1위를 차지하며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고 전국 시사회 이후에 호평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관람객만 평가할 수 있는 cgv 에그지수도 99%를 기록하고 있다. 세월호를 극화화 시킨 작품으로 ‘생일’이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