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은경·신미숙 불구속 기소 환경부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 김태우 고발건도 대부분 무혐의

검찰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자유한국당의 고발로 시작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수사가 넉달여만에 마무리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전직 장관에 대한 수사를 검찰이 진행하면서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와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댔다’는 기대도 이어졌지만 수사 결과만 놓고 보면 ‘쉽지 않았다’는 평가가 다수다.

▶김은경 영장 기각 ‘벽에 막혔다’= 검찰의 수사 한계는 분명하다. 우선 청와대 핵심 인사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기소된 신미숙 전 청와대 비서관의 직속 상관인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에 대해 검찰은 소환조차 하지 못했다. 이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찍어내기’ 조사가 청와대 지시로 이뤄졌다는 정황이 충분했지만, 전직 비서관급 인사를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 했다.

신 전 비서관에 대한 검찰 조사는 이달 들어 두번 있었으나 기존에 알려진 내용 외에 구체으로 혐의를 입증할만한 단서를 검찰은 찾지 못했다. 신 전 비서관을 상대로 한 조사에선 청와대의 통상적인 인사 관행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검찰은 이에 대해 업무방해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추궁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엔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법원은 지난달 26일 새벽 김 전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통상 ‘도주우려’와 ‘증거인멸’ 두가지를 영장 발부와 기각 사유로 드는데 이례적으로 장문의 기각 사유를 서술했다. 당시 법원은 “객관적인 물증이 다수 확보돼 있고 피의자가 이미 퇴직해 관련자들과 접촉하기 쉽지 않아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고 밝혔다. 또 ‘국정농단 사태’라는 사안의 특수성도 영장 기각 사유로 들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에 대한 영장 재청구 여부도 검토했으나 결국 불구속 기소로 사안을 마무리 지었다.

▶檢, 김태우 고발건 대부분 무혐의= 검찰은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제기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의혹과 여권 주요 인사 비리 첩보 의혹에 대해서는 피고발인들을 무혐의 처분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이 전 특감반장을 비공개 소환해 조사하고 박 비서관에 대해선 서면조사를 벌인 뒤 이들에 대해 제기된 의혹 대부분이 범죄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청와대 특별감찰반에 근무하던 지난해 1월 환경부에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을 받아서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문건에는 환경부 산하기관 총 8곳의 임원 24명의 직위와 이름, 임기와 함께 사표 제출 관련 동향이 담겼다. ‘한국환경공단 외에는 특별한 동요나 사퇴 등 없이 진행 중’이라는 문구도 담겼다.

자유한국당은 청와대가 특정 인사의 자리를 마련해주려고 전 정권에서 임명된 임원들을 ‘찍어내기’로 몰아낸 의혹을 밝혀야 한다며 김 전 장관과 박 비서관, 이인걸 전 청와대 특감반장 등을 지난해 12월 검찰에 고발했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