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방문…미래 사업 육성의지 기업 동행 실용주의 강화 해석 노동계에 “상생” 메시지 뒷받침 ‘혁신성장 강조일 뿐’ 회의론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극자외선)동 건설현장을 찾아 ‘더월(The Wall)’ 패널을 보면서 건설 경과 및 향후 계획 등을 듣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극자외선)동 건설현장을 찾아 ‘더월(The Wall)’ 패널을 보면서 건설 경과 및 향후 계획 등을 듣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전자 국내 사업장을 방문하고 노동계에도 변화의 메시지를 주문하는 등 기업관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자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연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기업의 낙수효과는 끝났다”고 선언한 문 대통령이 잇따라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 신산업을 독려하고 나선 점이 주목받고 있다. 취임 이후 강하게 밀어붙였던 소득주도성장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최근 1분기 한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제지표의 악화가 예상보다 심각해지자 정부 내 긴장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위기감속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기 위해 기업과의 동행을 통한 이른바 실용주의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재계 내부에선 혁신성장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일 뿐, 정부의 대(對) 기업관 변화를 단정짓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와 함께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찾았고, 이재용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 확실한 1등 하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삼성전자의 국내 사업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7월 인도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은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삼성 방문은 적지 않은 정치적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일련의 행보는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언급한 메시지와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연초 기자회견에서 “이미 오래전에 낙수효과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수출의 증가가 고용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지도 오래됐다”고 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집행에도 불구하고 소득양극화가 개선되지 않고 1분기 경제 지표마저 급락하자 정책방향에 대대적인 수정을 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실제 경제성장의 혜택이 집중됐다고 언급한 대기업 총수와 문 대통령의 만남도 빈번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작년 10월 청주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곧이어 유럽 순방 도중 프랑스 파리에서 현대 수소전기차를 시승했다. 올해 초에는 새해 첫 지역경제투어로 울산광역시를 찾아 수소경제 전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인 넥쏘를 보고 “요즘 현대차, 특히 수소차 부분은 내가 홍보모델”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 1월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는 5대 그룹 총수를 청와대로 초청한 바 있다.

정부가 3대 중점육성 사업으로 꼽은 ▷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등 3대 ‘중점육성 산업’에는 삼성과 SK, 현대차 등이 포진해 있어 정부와 대기업과의 소통 빈도는 보다 잦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지난 1일 문 대통령의 노동절 메시지 또한 실용주의 행보를 뒷받침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 기울어진 세상에서 노동이 ‘투쟁’으로 존중을 찾았다면, 앞으로의 세상에서 노동은 ‘상생’으로 존중을 찾아야 한다”며 “노동계 또한 우리 사회의 주류라는 자세로 함께 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세계시장에서 소위 잘 나가는 나라들의 특징은 바로 기업이 투자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으로, 이는 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이 투자와 고용의 주체임을 정확하게 이해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일련의 행보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위축된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합리적 판단에 근거한 것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


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