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레오' 출신 윤철수 신임 인사본부장 중재역 주목 - 인사권 ‘협의’ 수정 땐 금속노조 전환 탄력받을 수도 - 임단협 이후 다른 셈법…잠정합의안 도출될지 관심 - 노조 “임단협은 별개 문제…섣불리 판단 안 하겠다”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14일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재개하는 가운데 새 교섭대표의 역할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새 교섭대표가 ‘기업 와해’ 논란이 있었던 기업 출신이란 이유로 일각에선 금속노조 전환을 견제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0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14일 오후 2시께 재개하는 임단협 교섭에서 새 교섭대표로 참여한 윤철수 신임 인사본부장과 노동조합의 첫 만남이 이뤄진다.
지난달 물러난 이기인 르노삼성 전 제조본부장(부사장)을 이어 교섭대표까지 바뀌면서 노조는 새로운 구성원과 한 테이블에 앉는다. 도미닉 시뇨라 사장의 대리인으로 교섭대표로 있었던 이상봉 인사본부장(상무)은 판매부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사 간 입장차가 어느 정도 좁혀진 상황에서 잠정합의안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사측의 방향성이 관건이다. 새 교섭대표인 윤 신임 본부장이 노조와 대립으로 직장까지 폐쇄한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이하 발레오) 출신이기 때문이다. 윤 신임 본부장은 발레오에서 2002년 6월까지 근무했다.
프랑스 발레오그룹 산하 기업으로 1999년 설립된 발레오는 노사 갈등으로 최근 노동자 해고와 징계가 잇따랐다. 강기봉 발레오 사장은 컨설팅업체 창조컨설팅과 공모해 금속노조를 와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1ㆍ2심에서 실형을 받았으나 법적 구속은 면한 상태다.
현재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 인원은 39명이다. 하지만 임단협 교섭은 금속노조 전환과는 무관하다. 2200여명이 속해 있는 기업노조가 교섭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도 앞서 “새 교섭대표를 만나기 전에 섣불리 판단하지 않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기업노조의 결집력은 약해진 상태다. 8개월째 이어진 장기 파업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직원이 늘어났고, 강경 투쟁을 고집하는 집행부에 불만을 품은 노조원도 많아졌다. 노조의 부분파업 참가율은 지난달 중순 50% 아래로 내려간 이후 중단됐다.
다만 향후 금속노조 전환 가능성은 남아 있다. 노동강도 불만이 근거다. 지난 2012년 이후 1600명에 달하는 직원이 회사를 나가면서 혼류(混流)생산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부산공장 시간당 생산대수는 66대로 완성차 기업 평균(45대)보다 1.5배 높다. 높은 생산성은 르노ㆍ닛산 얼라이언스가 결정하는 차량 배정에서 기대할 수 있는 기준이지만 직원들이 강경노조를 택하는 요인이다.
노조는 임단협에서 ‘협의’로 명시된 인사권을 ‘합의’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노사 대표는 전환배치 등을 결정할 때 합의서에 서명해야 한다. 사실상 통보에 가깝던 기존 ‘협의’와 대비되는 대목이다.
새 교섭대표가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항도 인사권이다. 인사권 ‘합의’가 임단협 이후 금속노조 전환을 위한 발판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르노삼성차의 임단협 교섭이 타결되더라도 수출물량 배정과 신차 생산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노동 강도로 인한 직원 불만이 커지면 금속노조 전환이 빨라질 수 있다”며 “양보안이 절실한 상황에서 교섭이 길어지는 이유도 임단협 이후를 고려한 노사의 기싸움이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완성차 5개사 가운데 2018년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곳은 르노삼성차가 유일하다.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간 250시간에 달하는 부분파업으로 인한 손실액은 2800억원으로 추산된다. 판매 감소로 인한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회사는 이달 말 최대 4일의 ‘셧다운(가동 중단)’을 검토 중이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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