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5등급車 운행제한 시행 범위·과태료 수준 미미 “국가적 정책과 연계 필요”

서울시가 오는 7월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는 ‘녹색교통지역’ 시범 운영에 앞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세먼지 감축 효과를 높이려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지만, 실제 거주민과 생계형 차량 등 민생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자칫 시늉만 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28일 주최한 ‘녹색교통지역 운행제한 시행을 위한 대시민 공청회’에선 시의 이러한 딜레마가 드러났다.

운행제한시간, 과태료 수준, 유예차량 범위 등 세부 규제 면에서 예상 보다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운행제한 시간을 24시간 상시로 할 지 또는 오전6시부터 오후7시나 오후9시까지로 두되, 야간 시간대에는 운행을 허용할 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종원 시 교통정책과장은 “서울도심 상업구조 특성 상 물류차량을 한꺼번에 24시간 운행제한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과연 이 정도로 효과가 날 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 이 날 토론자로 참석한 심동진 화물연대 사무국장은 “풍속 초속 2.5m의 바람이 불면 먼지가 9㎞를 날아간다. 바람 불면 종로구나 중구로 다 들어오는데 그 지역만 못들어가게 한다고 무슨 효과가 있을까 싶다”며 “전체 대기오염이나 미세먼지를 줄이는 건 특정 지역에 차량 운행을 제한한다고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물류 차량이 과태료를 피해 심야시간대 운행을 늘릴 경우 운전자의 피로 누적에 따른 교통 안전 문제가 발생하는 우려가 제기된다.

과태료 수준도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가능 교통물류발전법 상 녹색교통지역에서 5등급 차량을 운행하면 최고 50만원을 부과할 수 있는데, 이의 2분의 1 가감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1일 1회 25만원 부과안이 유력하다.

그런데 시는 이를 더 낮추려 시도 중이다. 구 과장은 “25만원도 여전히 높아 국토교통부에 10만원으로 낮추는 개정을 요구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긴급차량, 장애인, 국가유공자 생업용, 국가공용 특수목적, 저공해 조치 차량을 운행 제한에서 배제했다. 여기에 저감장치 미개발 차량, 녹색교통지역 내 사업장 차량을 유예할 지 검토 중이다. 시에 따르면 녹색교통지역 내 거주민의 5등급 차량은 모두 3772대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고준호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는 “유예차량은 가급적 최소화하는 게 좋다. 폭넓게 인정해주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준수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지숙 기자/js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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