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유출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에 대한 소년재판이 시작됐다. 시험지 유출 당사자로 기소된 자매의 아버지 현모 씨는 이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이 결과가 소년재판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전망이다.
서울가정법원 소년3단독 윤미림 판사는 4일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를 불러 의견을 듣는 것을 시작으로 소년재판 일정을 시작한다.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던 아버지 현 모 씨는 지난달 말 형사재판에서 업무방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고 징역 3년6월을 선고받았다. 두 딸은 향후 열리는 소년재판에서 숙명여고 정기고사 시험지를 빼돌려 부정하게 시험을 치른 사실이 있는지 가리게 된다.
검찰은 지난해 말 시험문제 유출 공범인 두 딸은 미성년자임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고 소년재판부에 송치했다. 가정법원 관계자는 “소년재판의 목적은 형사처벌이 아니라 청소년을 교화시키고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시험지 유출 사건을 인정하는지 당연히 심리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심리상태, 가정환경을 살펴 보호처분을 정한다”고 밝혔다.
소년법에서는 총 10가지의 보호처분을 정한다. 가장 가볍게는 소년의 부모 또는 보호자에게 맡겨 반성하도록 하고, 가장 중한 처분이 내려질 경우 2년간 소년원으로 보낼 수도 있다. 만약 재판부에서 심리를 진행하다 쌍둥이 자매에게 소년재판보다 형사재판을 받는 게 더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다시 사건을 검찰로 보내 형사재판을 받게 할 수도 있다. 사실심리 절차상 법원은 구속피고인인 아버지 현 씨를 소환해 두 딸과 대질신문을 시킬 수도 있지만 소년재판에선 드문 일이다.
쌍둥이 자매는 지난 4월 아버지 현 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서 정기고사 답안을 사전에 전달받아 시험을 본 것이 아니고, 각자 공부를 열심히 해 인문계와 자연계 1등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버지 현 씨에 유죄를 선고한 재판부는 “쌍둥이 자매는 4번에 걸쳐 전 과목의 유출된 답을 암기한 다음 이를 참고했고, 그 결과 전 과목에서 실력과 다르게 대폭 향상된 성적을 거둔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현 씨와 두 딸이 공모했다는 것도 미루어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현 씨는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두 딸은 이미 2018년 숙명여고에서 0점 처리, 최종 퇴학 처분을 받았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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