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분석
22대 징계안, 같은 시점 20·21대의 두 배
여야 모두 윤리특위 구성에는 ‘정치적 부담’
전문가 “구성돼도 제 식구 감싸기 한계”
[헤럴드경제=이우중 기자] 22대 국회에서 의원 징계안이 56건까지 쌓이며 20대·21대 국회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회 내 정치적 갈등을 준사법적 절차로 먼저 가져가는 정치의 사법화가 전보다 심화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징계안을 심사할 윤리특별위원회가 구성되더라도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22대 국회 개원 이후 이날까지 제출된 의원 징계안은 56건이다.
20·21대 국회 개원 후 2년 3개월이 지나 동일한 시점에 올라온 징계안은 각각 21건과 23건으로, 이번 국회의 절반 수준이다.
22대에서 징계안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과 관련 “징계안이 정치적인 의사표시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징계안이 제재 수단이 아니라 사실상 의사표시 수단이 됐다”며 “비용은 사실상 없고 언론 노출 효과는 확실하다. 성명서를 낼 사안에도 징계안이 나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엄과 탄핵 이후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경향성도 더 강해졌다”면서 “상호 인질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치가 너무 극단적으로 진영논리에 빠져버렸다. 정파논리가 분명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정치풍토가 됐다”고 토로했다.
늘어난 징계안을 처리할 비상설기구인 국회 윤리특위는 22대 국회 출범 이후 한 차례도 구성되지 않았다. 징계안 요구는 계속 쌓이지만 이를 판단할 특위조차 부재한 상황이다.
윤리특위의 상설화 필요성은 과거부터 제기된 문제였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20년 발행한 ‘국회의원 윤리심사기구의 상설화 필요성’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그 직무수행에서 일반 공직자보다도 더 엄격한 윤리성과 도덕성을 준수할 것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이를 감독하고 심사할 상시적인 의원윤리기구의 운영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이번 국회에서 징계안이 빠르게 쌓이면서 윤리특위 구성에 대한 여야의 정치적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문제가 있는 의원을 정리하기 위해 윤리특위 구성은 필요하다”면서도 “징계 건이 쌓일수록 대상 의원이 여야 모두 많아져 합의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치적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의 또다른 중진의원은 “(징계안) 처리가 안 되니 억지력도 없고, 더 쉽게 징계안을 낸다”고 비판했다.
같은당의 초선의원도 “윤리특위 구성이 (여야)동수인데, 열리게 된다면 ‘너 3개, 나 3개’ 식으로 갈 수도 있다”며 “같은 의원들을 징계한다는 것이 쉽지 않고, 특위가 구성되더라도 작동이 잘 안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윤리특위가 구성되더라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리특위가 일종의 국회 내부 사법기구 역할을 하지만 올라오는 안건 자체가 진영화돼 있고, 강제성도 약해 실효성 있게 작동하긴 어렵다”며 “과거에도 징계안 상당수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리특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은 이번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구성되더라도 팔이 안으로 굽는 ‘제 식구 감싸기 문제’가 사라질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rain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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