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부분폐쇄…주·야간 2교대→1교대 가동률 감소로 인력 이탈·임금 부담 눈덩이 누적손실 3000억 웃돌아…대체물량도 막막 단축근무·휴업 대응 한계 결국 직원 내보내
르노삼성자동차의 임단협 사태 장기화와 부분 직장폐쇄 결정으로 협력업체의 줄도산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납품량 감소에 따른 2ㆍ3차 협력사의 피해와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이 심각해지면서 강성노조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나기원 르노삼성수탁기업협의회 회장(신흥기공 대표)은 “르노삼성차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협력사들은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다”면서 “정부 지원금을 받으려 해도 절차가 복잡하고 체계적이지 않아 회생의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역경제 고사 위기에도 르노삼성차 노조의 강성 기조는 여전하다. 지난 5일 시작한 파업은 천막을 벗어나 가두시위 형태로 전환됐다. 노조는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의 임금을 보전해 달라며 임단협 교섭에 관련 요구안을 담았다.
급기야 회사는 이날부터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한다. 가동률 하락에 주ㆍ야간 2교대를 주간 1교대로 전환하고, 공장에 돌아온 조합원을 재교육해 생산라인 적재적소에 투입할 계획이다. 하루 평균 140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제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나 회장은 “야간조를 주간조로 돌려 일하면 아무래도 생산 대수가 한 대라도 느니 협력사 입장에선 바람직한 결정”이라면서도 “노조와 사측이 (단체협약) 문구 하나로 촉발된 갈등을 하루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협력사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이미 공장 가동률이 바닥으로 떨어진 데다 인력 이탈이 잇따르는 탓이다. 공정 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업체들이 늘면서 그나마 이어지던 납품마저 지연되고 있다.
구조조정을 하지 않은 협력사들의 물량 감소도 심각하다. 현재 대다수 협력사가 단축 근무와 휴업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불어나는 임금 부담은 직격탄이다. ‘고용유지 지원금’ 역시 하루 손실액에도 못 미친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부산상공회의소가 르노삼성 협력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2차 긴급 모니터링에서도 협력사들의 운영난은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납품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고사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1차 협력사인 A사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해 9명의 직원을 퇴사시켰다. 물량의 80%를 르노삼성차에 공급 중인 B사도 90명에 이르는 직원 중 사무관리직을 중심으로 30명의 자발적 이직을 유도했다.
부품제조업체인 C사는 르노삼성차 휴가에 맞춰 연차를 사용하면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으나 지난 4월 한 달 동안 4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D사는 가동률 저하로 A/S 등 대체 물량을 가져오려 노력하고 있지만, 기존 근로자들이 신규 물량 생산에 익숙하지 않아 생산효율과 품질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심재운 부산상의 조사연구본부장은 “르노삼성 사태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지금까지 버텼던 협력사들의 줄도산 공포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2ㆍ3차 협력사의 피해는 더욱 심각해 지역경제를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난의 화살은 강성 노조로 향했다. 르노삼성차가 일부 공정을 가동하더라도 협력사 입장에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공장을 돌릴 수밖에 없어서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어기고 파업 기간 임금을 보전해 달라는 노조의 요구도 생산 절벽에 직면한 협력사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노사 갈등과 잦은 파업으로 협력사들의 누적 손실액은 3000억원 이상에 달한다”며 “노사 양측의 전향적인 대화와 조속한 합의 타결만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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