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본주의(장하성 지음, 헤이북스)=고려대 경영대 교수이자 경제민주화 시민운동가인 저자가 한국 자본주의의 성격과 발전, 문제와 모순을 규명하고 진단한 책이다. 소득 불균형, 양극화의 한국 경제 위기는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모순과 실패가 아닌 기형적인 경제체제로 인해 곪아터진 결과라는 것이 저자의 시각이다. 자유방임적 자본주의와 복지 정책의 실패로 위기를 초래한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제대로 구축해보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세계 자본주의와는 다른 한국 사회의 문제를 규명하면서 저자는 초과내부유보세 도입, 기간제노동자보호법 수정, 집단소성제와 징벌적 배상제 도입 등을 제안한다. 토마 피케티의 자본세 도입 논쟁에 대해서는 한국 실정에는 맞지 않는 정책이라며 거리를 뒀다.

‘▶학생가의 살인’‘ 십자 저택의 피에로’(이상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 주 옮김, 재인)=한국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 2권 팔릴 때마다 3권씩 나간다는 일본의 인기 추리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 2편이 새롭게 번역 출간됐다. ‘학생가의 살인’은 퇴락해가는 대학가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을 배경으로 방황하는 청년의 성장기를 아름답게 묘사했다. ‘십자 저택의 피에로’는 한 재벌가 저택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가족 구성원 간의 사랑과 욕망, 배신과 복수를 저자 다운 추리와 트릭으로 묘사했다. 현재 56세인 저자가 청년기, 서른 살 전후의 히가시노 게이고를 만날 수 있는 소설이다.

▶ ‘나라가 버린 사람들’(서신혜 지음,문학동네)=부제가 ‘논개부터 이경업까지 소설로 기억된 조선시대 전쟁과 인간’이다. 사료와 고소설을 통해 조선시대를 휩쓴 전쟁을 ‘보통 사람’ 입장에서 꼼꼼하게 재구성한 책이다. 나라를 구하고도 기생이었다는 이유로 왜곡됐던 계월향과 논개, 귀화한 일본인인 김충선(일본이름 사야가), 명나라와 베트남까지 떠돌아야 했던 전쟁난민 최척, 전쟁의 참혹함 속에 세 번 결혼한 기구한 일생의 김영철, 여인들을 위한 안식처를 마련한 박씨부인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또 이 책은 영웅으로 기억되는 인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명나라가 후금을 치던 당시 명나라의 파병군으로 참전했던 대장군 강홍립과 좌장군 김응하, 명나라에 목숨을 걸었던 임경업 장군, 광해군의 기미책 등을 통해 전쟁이란 과연 무엇인지, 영웅이란 누구인지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