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노동시장 미스매치 문제 풀릴까
고령자 취업자 비중 18% '역대 최고'…청년층 14% 제자리걸음
2030년부터 인력 부족 본격화…반면 관리직·사무직은 계속 초과공급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고령자 취업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정년연장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청년층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2030년 이후 인력 부족 문제가 본격화되지만 관리·사무직을 선호하는 현상 때문에 세대 간 일자리 갈등 문제는 유지될 전망이다. 노동시장 미스매치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동시에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체 취업자(2735만8000명) 중 청년층 취업자(15~29세) 비중은 14.6%를 기록했다. 1980년대 30%를 넘어섰던 청년층 취업자 비중은 저출산 고령화 영향으로 꾸준히 감소해 2011년 이후 15% 수준을 유지해왔다. 이후 2013년부터는 14%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지난달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 비중은 17.9%를 기록,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청년층이 사라진 자리가 상당 부분 60세 이상 취업자를 위한 자리로 채워진 셈이다.
이에 따라 두 세대 간 취업 비중 격차는 3.4%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노동시장에서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고령층을 웃돌았지만 최근 2년새 순위가 역전됐다.
지난달 정부가 사실상 정년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청년층서 크게 반발한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정년 연장이 청년층의 일자리를 박탈하면서 청년층과 장년층이 겨루는 '세대 간 일자리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은 주로 청년과 고령자 사이 대체관계보다는 보완관계가 성립한다고 주장한다. 청년과 고령자가 선호하는 직종이 다르기 때문에 이른바 '세대 간 직종분리'가 발생한다는 분석이 있고, 다른 한편 고령자 계속 고용은 청년 근로자들의 기업에 대한 장기적 비전을 제고시켜 인적자본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노동력 부족 문제가 본격화되는 2030년부턴 고령자의 계속 고용 때문에 청년층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우려가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의뢰한 연구용역 보고서 '대한민국 중장기 인구정책 방향'은 2031년~2040년 기간 동안 인력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노동시장 미스매치 현상이다. 보고서는 서비스, 농림어업, 장치·기계조작, 단순노무 등 직군이 인력 부족 현상을 심하게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관리직과 사무직에선 다소 완화될 뿐 노동력 초과공급 현상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 대기업이나 공공부문 일자리에는 청년층이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있기 때문에 모든 부문에서 청년-고령자의 상생이 가능하기는 어렵다.
결국 정년연장이 노동시장의 인구 부족 문제를 모두 해소할 수 없다. 정부도 이같은 점을 인식, 고령자뿐만 아니라 외국인, 여성 등을 노동시장으로 유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서둘러 본격적인 고령자의 계속고용 문제를 논의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직군의 일자리 질을 높이고 고령자 적합 직무 등을 개발해 노동력 순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 원장은 "청년과 고령자, 여성, 외국인, 기계 등 5개 큰 축을 두고 직종, 산업별 노동 수급을 세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고령자 계속고용을 강화하는 정책도 정년연장에 국한되지 않고 일본처럼 재고용 또는 노후소득 강화 등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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