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의 쌀 자가도정 기술 노하우
비비고 죽 개발에 녹여…
점유율 35.7%로 동원 추격
“1000억원 메가브랜드 될 것”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자체 도정설비와 다양한 쌀 품종을 갖고 매년 6만톤의 쌀을 가공식품에 사용합니다. 비비고 죽에는 최적의 식감과 점도를 구현하는 쌀 가공기술 노하우가 담겼죠.”
지난 15일 방문한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CJ블로썸파크’.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이곳은 자체 도정설비를 갖고 쌀가공 시범 연구가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서로 다른 품종의 벼를 샘플로 가져와 소규모 도정 실험을 하는 것.
쌀은 품종마다 미강 두께가 달라서 이를 얼마나 깎고, 마찰을 주느냐에 따라 식감이 달라진다. 연구소에는 눈을 감고 먹어도 쌀 품종을 알아보는 밥 소믈리에 연구원이 있다. 보다 객관적 분석을 위해 쌀 이미지를 스캔하고, 사람의 저작 활동을 시뮬레이션해 점도를 측정하는 설비까지 갖췄다. 정효영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식품개발센터 수석연구원은 “이러한 도정기술로 쌀의 식감과 점도를 죽에 가장 알맞게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원들은 햅곡이 나오는 시기에 전국의 쌀 생산지로 흩어진다. 농사의 주기와 연구원의 삶이 겹치는 것이다. 정 수석연구원은 “4~9월엔 전국 주요 쌀산지를 돌아다니며 최고의 쌀을 선발한다. 수확 후 관리는 9~11월로 이 시기가 쌀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과정”이라며 “저온보관한 벼를 현미로 만들어 부산공장에서 직접 도정한다”고 했다.
CJ제일제당은 1996년 햇반을 출시하며 즉석밥 시대를 열었다. 23년간 축적한 햇반의 핵심 역량은 비비고죽에 그대로 이식됐다. 특히 30년 가까이 변함없던 용기죽 중심의 시장에 파우치죽을 선보인 점이 통했다. 비비고 죽은 지난달 기준 누적 판매 2000만개, 누적 매출 500억원을 돌파했다. 작년 11월 출시 당시 동원 60.2%, 오뚜기 21.2%, CJ제일제당 4.1%였던 점유율은 지난 9월말 기준 CJ제일제당이 35.7%로 뛰며 동원(42.8%)을 추격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초기엔 상품죽 시장 진입 자체를 두고 내부의 회의적인 시각과 반대에 부딪혔지만 맛품질, 편의성, 가성비까지 갖춘다면 굳건히 형성돼 온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봤다”며 “비비고만의 차별화된 프리미엄 용기죽과 시장에 없었던 상온 파우치죽 두 가지 개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할인점과 체인슈퍼에서는 비비고죽이 현재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기존 편의점에서 비상식 개념으로 소비하던 상품죽을 마트에서 구매하는 일상 대용식으로 접근한 결과다. 비비고 죽은 기존 부산공장에 이어 내년부터 충북 진천 공장에서도 생산을 시작한다. 내년까지 1000억원대 메가브랜드를 달성, 시장 1위에 안착하겠단 목표다. 현재 파우치죽 7종, 용기죽 6종으로 죽전문점 메뉴를 구현한 신제품을 늘려가고 있다. 다음달에는 동지팥죽, 들깨버섯죽을 새로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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