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한세실업 등 글로벌 기업
독자브랜드 없이 OEM등 외부의존
탄탄한 영업이익에도 주가 내리막
MLB 등 자체브랜드 보유한 F&F
영업익 89% 상승 주가 반영 대조
섬유·의류 업계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국내 섬유·패션산업이 독자 브랜드가 없고 OEM·ODM 등 외부 수주에 의존하는 탓이다.
본연의 상표를 갖춘 브랜드사업자와 달리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위주의 제조사업자는 경기의 움직임에 실적이 크게 좌우된다. 계속되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라 내년 미국 소비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원무역, 한세실업, 세아상역, 태평양물산 등은 글로벌 의류 기업들. OEM, ODM 위주의 국내 제조사업체들은 주문의 대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소비 둔화가 자연히 섬유·패션 기업들의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례로 한세실업은 바이어의 90%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영원무역은 올 3/4분기 매출 6826억원, 영업이익 705억원, 당기순이익 5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5983억·619억·411억원에 비해 각각 14.1%·13.9%·23.8% 증가하는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주가는 아쉬운 대목이다. 영원무역은 올해 초 3만5000원선으로 시작했다 지난 5월 42550원으로최고가를 찍었다. 이후 원상태인 3만5000원선에서 머무르고 있다. 올해 상승분이 고스란히 빠진 모양새다.
한세실업도 호실적에도 주가가 전혀 화답하지 않는 대표적인 섬유·의류 업체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매출 5725억원, 영업이익 391억원, 당기순익 177억원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208억원)보다 14.9% 줄어들었지만, 매출(11.1%)이나 영업이익(29.5%)의 성장세는 탄탄하다. 그러나 주가는 지난 5월 3만1450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줄곧 내리막길이다. 올해 초 수준인 1만8000원대보다 더 떨어졌다.
반면 MLB, 디스커버리 등의 자체 브랜드를 보유한 F&F는 올해 3분기 매출 2165억원으로, 전년 동기(1397억원)보다 55%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325억원으로 전년 동기(172억원)보다 89%나 올랐다. 당기순이익도 242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134억)보다 80.6% 늘어났다.
F&F는 주가도 선방하고 있다. 올해 1월 3만7000원 선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며 지난달 12만2500원까지 찍었다. 이후 다소 빠지기 시작해 11만원대에서 숨고르기 중이다.
휠라코리아는 다소 다른 흐름의 숙제를 안게 됐다. 이 회사는 올 3분기에도 매출(8670억원) 19.4%, 영업이익(1249억원) 69%, 당기순이익(985억원) 117.4% 성장이란 괄목할만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주가는 올해 2월 4만1000원대까지 떨어졌다 5월 8만7900원을 회복했다, 이후 다시 하향곡선을 그리며 5만원대를 횡보 중이다. 이는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휠라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실적이 너무 좋았기에 향후 이를 뛰어넘는 성장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주가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4분기 미국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경기 하방압력은 내년에도 여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의류산업은 국내 산업군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면서도 글로벌한 브랜드를 갖추지 못한 현실이다. OEM·ODM에 의존해선 부가가치 상승과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또한 외부 주문에 의존하므로 해당국 경기의 흐름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게 주가의 흐름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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