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이자 첫 기자간담회
퀄컴, 4G 전환과정에서도 경쟁사 방해하다 제재
요기요·배민 합병 관련 “혁신·소비자후생 균형감 있게 접근”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지난 19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5세대 통신(5G) 전환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반도체 제조사의 경쟁사 시장진입 봉쇄 행위를 집중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 9월 취임 이후 첫 공식 간담회였다.
그는 '혁신경쟁 촉진'에 내년도 정책방향의 방점을 찍었다. 그 일환으로 '5G 시장 감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우선 내년 1분기 중 반도체 분야를 집중 감시하는 팀을 구성한다. 지난달 공정위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조사 전담팀(TF)을 신설했다. 조 위원장이 취임 이후 단행한 첫 조직개편이다. 온라인 플랫폼, 모바일, 지식재산권 등 3개 분과로 구성됐다. 앞으로 여기에 반도체 분과를 추가할 예정이다.
ICT 전담팀을 실무적으로 이끄는 송상민 시장감시국장은 "법 집행 경험으로 볼 때 2G에서 3G, 3G에서 4G로 넘어갈 때 경쟁 제한이 많이 발생했다"며 "이번 5G 전환과정에서도 경쟁 제한 행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집중 모니터링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세계 최대 통신용 반도체 제조사인 퀄컴을 감시할 것을 시사했다. 퀄컴은 휴대전화 생산에 필수인 이동통신 표준필수특허(SEP) 2만500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4G 전환 과정에서 특허권을 행사해 경쟁사를 배제하다 지난 2016년 말 공정위로부터 역대 최대 과징금인 1조311억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송 국장은 "반도체 업계에서 끼워팔기, 배타조건부거래 등 패턴으로 시장 진입 봉쇄가 나타난다"며 "이런 행위들이 주요 감시 대상"이라고 밝혔다.
공정위가 세계 경쟁당국의 행보에 발맞춰 움직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0월 미국 통신칩 제조업체 브로드컴에 반(反)독점적 사업 관행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브로드컴은 고객사와의 계약에서 다른 경쟁업체로부터 통신칩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강제했다. EU는 이런 관행을 지속할 경우 경쟁사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어 시장에서 퇴출당할 것으로 판단했다.
조 위원장은 ICT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배경에 대해 "새로운 경제흐름에 따라 플랫폼 경제의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해 혁신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스템 반도체 등 국내 산업을 보호하려는 행위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결코 진실이 아니다. 기업 규모·국적과 무관하게 원칙에 따라 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미 조사를 마무리한 네이버, 구글 등에 대한 제재도 내년초부터 순차적으로 처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밖에 이날 간담회에선 최근 이슈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조 위원장은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가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을 인수해 독과점 우려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에 "(합병 승인에 대한) 개별 사건에 대해 말을 할 수는 없다"면서도 "혁신과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 균형감 있게 접근하겠다고 답했다.
공정위가 검찰로부터 '늑장 사건 처리'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선 큰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소시효를 두고 검찰과 보는 눈이 달랐을 뿐이다. 앞으로 시효가 도과하기 2년 전 모든 사건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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