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여부에 따라 청와대 수사 확대 영향 불가피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청와대에 최초 제보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3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청와대에 최초 제보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3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청와대에 최초 제보한 인물인 송병기(57)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31일 결정된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송 부시장에 대한 구속 여부를 심리한다.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송 부시장은 제보 청와대 전달 경위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바로 법정으로 향했다.

송 부시장의 영장 발부여부에 따라 검찰의 수사방향은 크게 갈릴 전망이다. 송 부시장은 2017년 10월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수집해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문모(52) 행정관에게 제보하고, 이후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선거운동을 오두며 청와대 인사들과 선거전략 및 공약을 논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김 전 시장에 따르면 검찰이 압수한 송 부시장의 수첩에는 ‘VIP’(대통령)이나 ‘BH’(청와대)라는 표현이 사용되는 등 청와대와 송 부시장 측이 2017년 가을꼐부터 직간접적으로 교감한 흔적이 담겼다. 울산시장에 도전하려다 불출마하게 된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송 부시장이 수첩에서 조국 전 법무장관이 명시된 것을 봤다고 했다.

검찰이 송 부시장의 신병을 확보하면 청와대의 개입여부에 대한 수사는 보다 속도를 낼 전망이다. 법원이 송 부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소명과 범죄 중대성을 인정할 경우, 송 부시장과 교감한 정황이 있는 청와대에 대한 수사 정당성도 자연스럽게 확보되기 때문이다. 실제 검찰이 지난 26일 청구한 송 부시장의 구속영장에는 청와대 민정라인의 선거개입 정황이 자세하게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28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불러 김 전 시장 측근비리 의혹을 제보받고 첩보를 생산해 경찰에 내려보낸 경위를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백 전 비서관과 이광철 당시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현 민정비서관) 등이 비리 첩보 생산 및 이첩에 관여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송 부시장에게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혐의도 적용했다. 김기현 전 시장의 산재모 병원 공약이 무산되리라는 점을 송 부시장이 청와대의 도움을 통해 알고 미리 준비했다는 판단이다. 송 부시장은 선거캠프가 공식 출범하기 전인 2017년 10월 청와대 관계자를 만난 뒤 ‘산재 모병원 추진을 보류하고 공공병원을 조기에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업무수첩에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에는 청와대 인근 식당에서 장환석 당시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장관과 만나 공공병원 관련 논의를 주고받았다. 같은해 3월에는 이진석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현 정책조정비서관)과 회의한 뒤 ‘(공공병원) 총사업비가 2000억 원이며 기재부 반대에 대비해 울산시 부담액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업무수첩에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이 혐의소명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송 부시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다면, 청와대에 대한 수사는 어려워진다. 송 부시장과 청와대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정황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한편, 검찰은 한병도(52) 전 정무수석 등 청와대 인사가 송 시장 단수 공천을 위해 경쟁 후보였던 임동호(51)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고베 총영사 등 고위직을 제안했다는 의혹은 송 부시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포함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