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20% 월소득 11년째 100만원대
국민소득 3만달러…저소득층엔 ‘남얘기’
상위 20% 연평균 4% 증가 980만원으로
최상위 0.1% 소득, 중위소득자의 64배
2000년대 초반만 해도 500만원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상위 20%의 평균소득은 2020년에 가까워지면서 1000만원에 육박했다. 반대로 하위 20%의 평균소득은 벌써 10년 넘게 100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지표를 근거로 분배 정도가 개선됐다는 입장이지만, 장기 시계로 봤을 땐 소득 양극화 정도가 더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고소득층이 저소득층의 7.1배=2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메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분위별 소득통계가 시작된 지난 2003년 1분기만 해도 5분위(상위 20%)의 평균 소득은 511만원이었다. 그러나 이후 매해 평균 4%의 소득 증가율을 나타내면서 작년 3분기말 기준 980만원까지 솟아 올랐다.
1분위(하위 20%)의 경우 79만원으로 시작해 5년만인 2008년(3분기) 들어서야 처음으로 100만원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매해 2% 정도의 증가율에 그치며 작년 3분기 현재 137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11년째 100만원대 수준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이같은 속도라면 언제 200만원대에 올라설지 기약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살고 있지만, 저소득에겐 별나라 얘기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03년 초만 해도 1·5분위의 소득차는 431만원으로 5분위가 1분위의 6.5배였다. 그러나 약 16년이 지난 작년 3분기 현재 두 계층의 소득차는 842만원까지 벌어져 그사이 격차가 두배 가량 확대됐다. 이로써 1분위 대비 5분위의 소득배수는 7.1배로 상승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경상조세, 연금, 사회보험, 이자 등)을 뺀 처분가능소득으로 봐도 양분위의 격차가 빠른 속도로 벌어지고 있다. 2003년 1분기 기준 1분위와 5분위 소득은 각각 62만원, 424만원으로 362만원의 차이를 나타냈다. 그러나 2019년 3분기 현재 소득차(1분위 102만원, 5분위 733만원)가 631만원으로 집계됐다.
▶하위 630만명과 같은 상위 2만명의 소득=천분위 기준으로 소득 순위를 살펴보면 차이는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 상위 0.1%에 속하는 2만여명이 하위 27% 구간에 속한 약 630만명만큼의 수입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정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세청의 2017 귀속연도 통합소득(근로소득+종합소득) 천분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위 0.1% 소득자 2만2482명의 평균 소득은 1인당 14억7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위 0.1% 구간에 속하는 이들은 총 33조1390억원의 소득을 올려 전체 통합소득(772조8643억원)의 4.3%를 차지했다. 이는 하위 27%(상위 73~100%) 구간에 속하는 629만5080명의 소득(34조8838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중위 소득(전체 소득신고자를 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있는 사람의 소득)은 2301만원이었다. 상위 0.1%가 중위소득자의 64배를 번 셈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근로소득 뿐 아니라 자산소득에서도 저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존에 돈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주택 등으로 돈을 더 많이 벌어들이는 환경이 조성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사업소득 측면에서도 영세한 자영업자일수록 최근 상황에 더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새로운 신규 인력들이 고용시장으로 들어오지 못하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어려워진 것이 저소득층의 소득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며 “탄력근로제 등 근로유연성을 높여 자유롭게 일하고 싶은 분야에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경원·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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