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옳은 방향인지 의문”…참여연대 공식 입장과 배치
“文정부 권력기관 개혁 입장이 내 생각과 다른 부분 있어”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진보 성향 단체인 참여연대에서 오랜 기간 공익법 활동을 해온 양홍석(41) 공익법센터 소장이 최근 개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 “그 개정이 옳은 방향인지 의문”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권력 기관 개혁에 대한 참여연대의 입장과 본인의 입장차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양 소장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이 과연 옳은 방향인지 의문”이라며 “오늘 공익법센터 소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소장은 “경찰 수사의 자율성, 책임성을 지금보다 더 보장하는 방향 자체는 옳다고 해도 수사 절차에서 검찰의 관여 시점·범위·방법을 제한한 것은 최소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장 직이)원래 내가 맡기에는 과분한 자리였고, 맡고나서도 별로 한 역할이 없어서 늘 부담이었다”며 “특히 참여연대의 형사사법에 대한 입장, 나아가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에 관한 입장이 내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어서 그동안 고민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양 소장은 “개혁이냐 반개혁이냐에 관한 의견 차이는 그냥 덮고 넘어갈 정도는 이미 넘어섰다”며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참여연대에서 직을 맡는 것이 부적절해서 그만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쪽 날개를 스스로 꺾어 버린 새는 더 이상 날 수 없겠지만,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날개짓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겸경 수사권 조정안)은 ▷검사의 수사 지휘권 폐지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 제한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 부여 등이 골자로 검찰 권한 일부를 경찰로 이전하는 것이 골자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검찰 개혁 완수를 내세우며, 해당 법안 통과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에 참여연대는 지난 14일 논평을 통해 “수십년간 제한 없이 독점해 온 검찰의 광범위한 권한을 분산하고, 경찰과 관계를 변화시켜 국민의 기본권을 더 보장하기 위한 제도 개혁”이라며 “형사사법 절차를 정상화시키는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평했다. 이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부당하다”고 밝힌 양 소장의 의견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같은 날 형사부 검사 시절 생활을 엮은 책 ‘검사내전’의 저자로 잘 알려진 김웅(49·사법연수원 29기) 부장검사도 검경 수사권 조정안 입법을 비판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김 검사는 “권력기관을 개편한다고 처음 약속했던 ‘실효적 자치경찰제’, ‘사법경찰 분리’, ‘정보경찰 폐지’는 왜 사라졌느냐, 수사권 조정의 선제 조건이라고 스스로 주장했고, ‘원샷’에 함께 처리하겠다고 그토록 선전했던 경찰 개혁안은 어디로 사라졌는가”라며 “사기죄 전문 검사인 제가 보기에 그것은 말짱 사기”라고 비판했다.
김 검사는 경찰 개혁을 할 것이라는 정부 입장에 대해 “사기죄 전문 검사인 제가 보기에 그것은 말짱 사기”라며 “해질녘 다 되어 책가방 찾는 시늉을 한다면 그것은 처음부터 학교 갈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 검사는 “언제는 검찰의 직접 수사가 시대의 필요라고 하면서 형사부를 껍데기로 만드는 수사권 조정안을 밀어붙이지 않았나”며 “그러다 검찰 수사가 자신에게 닥치니 갑자기 직접 수사를 줄이고 형사부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 갈지자 행보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사표)뿐이다”며 “아있는 권력과 맞서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은 이때, 자부심을 품고 떠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사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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