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지주 회장이 강력한 혁신을 주문한 가운데, 그룹의 양대 축 중 하나인 유통부문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연초 백화점의 조직개편을 시작으로 유통 계열 5개사의 통합 작업에 시동을 건 것이다.

▶HQ 조직 신설…5개사 지원업무 총괄=강 부회장은 통합 법인인 ‘롯데쇼핑’ 내 사업부를 한꺼번에 개편하진 않았다. 지난해 연말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e커머스 등 5개 계열사가 한 지붕 밑으로 들어왔지만, 사업부별 사정이 다르다보니 한 번에 조직을 통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에서다. 이에 따라 강 부회장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백화점부터 본부 조직을 개편해 점차적으로 타 계열사의 중복 업무를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강 부회장은 백화점 조직개편을 통해 처음으로 HQ 조직을 신설했다. 백화점의 기획전략본부, 경영지원부문, 준법지원부문, 경영개선 부분 등의 조직과 인력을 중심으로 390여명 규모의 HQ 조직을 만든 것이다. 이곳에서는 백화점 사업부의 업무 지원은 물론, 5개 유통 사업부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올 상반기 중에는 백화점 외에 4개 사업부의 지원 업무도 흡수해 이곳에서 총괄할 계획이다.

▶본부 인력 30%는 현장으로=HQ가 롯데의 유통 5개 사업부의 지원 업무를 총괄하면서 롯데쇼핑 내 중복 업무가 다소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개편 첫 대상이었던 백화점에서만 지원 부서 인력이 10% 줄었다. 상반기 중 마트와 슈퍼 등 나머지 4개 계열사의 지원업무도 흡수하게 되면 지원 부서 인력이 3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부회장은 지원 부서에서 나온 인력을 모두 현장에 재배치 해 현장 조직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통업계가 내수 경기 위축과 e커머스의 공습 등 어려움이 있지만, 아직도 해결책은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는 강 부회장의 신념 때문이다. 사업부의 지원 부서를 HQ로 일원화한 것도 사업부들이 영업 현장에 더욱 집중해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각 부서의 업무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업부에 과제별 전담 조직도 신설된다. 백화점의 경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브랜드 전략팀, 고객 경험가치 구현을 위한 X프로젝트팀을 신설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차별화된 공간 전략을 수립하는 디자인실의 공간디자인팀을 MD(상품기획) 전략 부문으로 통합했다. 마트나 슈퍼 등도 조직개편으로 지원 부서가 HQ로 떨어져 나오면 해당 채널에 걸맞는 과제와 함께 전담 조직이 구성될 전망이다. 신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