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그린북 발간…“설비투자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

“수출·건설투자 조정 지속…경기반등 모멘텀 마련 총력”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이어 정부도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해 ‘부진’하다는 평가를 접고 일부 지표가 상승 또는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가 바닥권에 진입해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로, 실물경기가 이를 뒷받침할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간한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경제는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완만히 증가하는 가운데 설비투자도 점차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수출과 건설투자의 조정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기재부가 그린북을 발간하면서 약 1년 동안 사용했던 ‘일부 지표 부진’ 또는 ‘성장 제약’ 등의 표현에서 긍정적인 평가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간 수출·투자 등 지표에 대해 ‘부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경기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11월에 이런 표현을 삭제해 이달까지 3개월째 유지한 것이다. 특히 작년 12월에는 “수출과 건설투자가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이달에는 “설비투자도 점차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보다 긍정적인 쪽으로 선회했다.

KDI도 올들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KDI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수출·투자 등 일부 경기지표가 ‘부진’하다고 평가했으나, 이달에는 ‘부진’ 표현을 삭제하고 “(소매판매와 서비스생산, 선행지표 등) 일부 지표가 경기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며 개선 가능성을 언급했다.

기재부의 그린북 1월호를 보면 지난해 11월 산업활동 주요지표 중 광공업 생산(전월대비 -0.5%)과 건설투자(-1.8%)는 감소했지만, 서비스업 생산(1.4%)과 소매판매(3.7%), 설비투자(1.1%) 등은 증가했다. 지표들의 등락이 여전히 엇갈리지만, 10월에 생산·소비·투자가 ‘트리플’ 감소세를 보이는 등 그동안 부진했던 모습에서 부분적이나마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수출은 세계경제 둔화와 반도체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2월에도 전년동월대비 -5.2%의 감소세를 지속했지만, 감소폭은 11월(-14.4%)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고용은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51만6000명으로 크게 확대되는 등 총량 측면에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1월 99.3으로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했지만,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2로 전월대비 0.4포인트의 큰폭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9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처럼 일부 지표가 바닥 탈출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의 본격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기재부도 이날 그린북에서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개선 조짐 속에 1단계 미중 무역합의문 서명이 이루어지고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으나, 미중 협상의 향후 전개상황과 반도체 경기회복 강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 요인이 상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재부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경제정책방향에 반영된 투자·소비· 수출 활력제고 과제를 속도감있게 추진해 경기반등 모멘텀을 조속히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