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로 증권사 자금 빠져나가

총수익스와프 거래 비중 높거나

현금자산 없는 자산운용사 주의

금융당국 “증권사 자금회수 자제”

라임 사태로 인해 증권사들의 자금이 밀물처럼 빠져나가면서, 라임과 알펜루트 이외에 3~4개 자산운용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의 해지가 잇따르는 총수익스와프(TRS) 거래 비중이 높거나, 당장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에 많이 투자한 운용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이 증권사에 자금회수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지만, 증권사들의 호응 여부는 미지수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과 알펜루트에 이어 다른 자산운용사들에 대해서도 증권사의 자금 회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시장의 불안을 촉발시킨 라임과 유사한 투자 구조를 가지고 있는 자산운용사는 3~4곳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운용사에 대한 증권사의 자금 회수가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증권사들이 고유자금를 빼거나 TRS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서 고객 자금도 빠져나가 자금 유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알펜루트의 TRS 사용 규모는 전체 수탁액 대비 5% 수준에 불과하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한국투자증권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부서의 리스크 회피로 대량 환매가 들어왔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금을 회수할 때 개인투자자의 환매도 유도해 그 규모를 더욱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타 증권사들도 TRS 계약 해지 시 개인투자자들의 환매가 동시에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즉각적인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알펜루트의 펀드 환매 중단과 관련, 증권사들의 자금 회수에 따른 일시적 유동성 위기 외에 자산 건전성 등 다른 이유는 없는지 파악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유동성 위기가 크다고 보고 있지는 않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실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당장 자산 유동성 위기가 없다 해도 증권사의 자금 회수가 잇따르면 펀드 운용사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펀드 환매의 중단이라는 악순환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8일 미래에셋대우증권, NH투자증권, KB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TRS서비스를 하고 있는 주요 증권사들을 만나, 자금 회수 자제를 요청했다.

손 부위원장은 “증권사 PBS의 역할은 사모펀드 운용지원과 인큐베이팅을 위한 것임에도, 오히려 펀드 유동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과도한 시장 불안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증권사, 운용사 등 시장참여자들 간의 협조적인 관계를 통해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