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내년초 만료…성과내야 연임
차기 회장 향한 안정속 실적 부심
공교롭게도 국내 5대 은행장들의 임기가 모두 1년 안팎만 남게 됐다. 올 한해가 ‘생사’의 갈림길인 셈이다. 연임에 성공하면 차기 ‘회장’ 도전 자격도 갖출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저금리, 코로나19, 파생결합펀드(DLF)-라임 펀드 후폭풍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연임에 성공했지만 1년짜리다. 두 곳 모두 DLF나 라임펀드 같은 ‘사고’가 아직 없다. 하지만 ‘안전운행’만으론 부족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11월 연임이 유력하다. 경쟁사인 신한은행 대비 약점은 해외부문이다. 국민은행은 작년 3분기 해외부문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363억 원에 그쳤다. 은행 전체 순이익(2조67억원)의 약 2%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해외수익이 2748억(전체의 14%)에 달한다. 허 행장은 글로벌 수익 비중을 1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행장은 이미 사상 첫 3연임에 성공한 상태다. 계속 현직을 유지한다면 기록이다. 하지만 자칫 임기 후 자리가 마땅치 않을 수도 있다. 상급자인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도 올 4월 연임이 유력한 상태다. 이 행장은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첫 연임에 도전한다. 각각 라임사태와 DLF 사태에 직면해 있다. 우선 ‘사고’ 없는 한 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행여나 금융당국 제재라도 받으면 연임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잘 하면 그룹 회장 도전자격도 갖출 수 있지만, 잘 못 되면 끝이다.
진 행장은 올해 은행권 최초로 ‘투자상품 판매정지 제도’를 도입했다. 직원 평가제도 역시 영업이익보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 중이다. 올해 실적 목표치도 과감히 5% 줄였다.
이미 DLF 사태로 주의적 경고를 받은 지 행장은 연초 본점에 ‘손님 투자 분석센터’를 신설했다. 고위험투자상품에 소비자의 자산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예금자산 대비 고위험투자상품의 투자 한도를 설정했다.
올해 첫 임기를 시작한 권광석 우리은행 내정자도 쉽지 않은 한해다. DLF, 영업점 비밀번호 무단 도용 등 각종 사건에 휩싸인 우리은행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서열로는 손태승 회장에 이어 그룹 2인자다. 상황에 따라 회장 후보가 될 수도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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