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개 기업 분쟁조정 아직 가능”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금융감독원의 키코(KIKO) 분쟁조정 결과에 대해 은행들이 자율조정 협의체 참여만을 수용한다거나 결정 시한을 연장해달라는 요청을 잇따라 내놓았다. 절반의 성공 혹은 절반의 실패라고도 볼 수 있는 상황에 금감원은 조정 타결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키코 분쟁조정을 권고받은 6개 은행은 지난 6일까지 금감원의 분쟁조정에 대한 입장 통보를 완료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우리은행으로 키코 피해기업 2곳 총 42억 원에 대한 배상금 지급을 완료했다.
반면 씨티은행은 일성하이스코에 6억원을 지급하라는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성하이스코에 대해 회생절차 과정을 거치면서 이미 6억원보다 훨씬 많은 수준의 미수 채권을 감면해준 사정 등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역시 법무법인 의견 등을 바탕으로 28억원을 배상하라는 금감원의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아직 분쟁조정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씨티은행이 배상 대상 기업 40곳 중 일성하이스코에 대해서만 배상을 거부했을 뿐, 나머지 39곳에 대해서는 자율조정을 통해 자체 배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은행들이 키코 배상은 배임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사로잡혀 결정을 미루고 있는 반면, 글로벌은행인 씨티은행은 홍콩·미국의 헤드쿼터와 의논한 결과 배상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비쳐 고무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 역시 분쟁조정을 완전히 거절한 것은 아니다. 하나은행은 금감원의 분쟁조정안 18억원에 대해서는 수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해 연장을 요청하기는 했지만, 나머지 다른 기업들에 대한 자율조정 협의체에는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지난 1월 일찌감치 밝힌 바 있다.
신한은행과 대구은행도 키코 배상 수락 기한을 추가로 요청했다. 분쟁조정은 강제력이 있는 것이 아닌만큼 금감원은 은행의 요청대로 숙고할 시간을 더 주고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키코 분쟁조정 대상 기업은 150여개이고 배상액도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은행들이 일부 기업에 대해 조정을 거부하기는 했지만, 나머지 대부분 기업의 조정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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