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법원이 한국농어촌공사의 2008년 대규모 구조조정 당시 한시적 정년단축 조항을 또 다시 무효로 판단해 직원들이 잇따라 미지급 임금을 받게 됐다. 법원이 해고무효확인 등 청구소송에서 농어촌공사 명예퇴직 직원들의 손을 들어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민사1부(부장 김정숙)는 주모(62)씨 등 전 농어촌공사 직원 32명이 공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공사는 2008년 정부가 공사 인력을 3∼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14.3%, 844명을 감축하는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선진화방안을 발표하자 같은 해 12월 명예·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당시 노조는 ‘명예ㆍ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퇴직금과 위로금을 지급하고 미신청자에 대해서는 2008년에 한해 정년을 단축하고 정년단축에 의한 퇴직 때 위로금 등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공사의 제도개선안을 표결에 부쳐 77.6%의 찬성으로 받아들였다.

직급별로 58~60세이던 정년이 한시적으로 55~59세로 단축되면서 주씨를 비롯한 당시 55~59세였던 직원 498명이 회사를 관뒀다.

이후 주씨 등은 한시적 정년단축 조항 때문에 위로금이라도 받고 회사를 나가려면 명예퇴직을 신청할 수밖에 없어 사실상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한시적 정년단축 조항은 근로자 전체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닌 특정 연령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취업규칙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사의 제도개선안으로 불이익을 받는 특정 연령 근로자들만이 제도개선안 동의의 주체가 될 수 있는데, 공사는 이들 근로자의 과반수가 아닌 노조 전체의 동의를 받았다”며 한시적 정년단축 조항의 무효를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공사는 명예·희망퇴직 실시 다음날부터 원고들의 정년퇴직일까지 1∼3년치 임금과 성과금 등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