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처 해석 통해

실거래가 취득가로 규정

공시가격으로만 공개돼

가치변동 반영정도 미흡

금융통화당국과 정책금융기관 고위 공직자 중 거의 전부가 재산공개 서류에 보유 주택을 실제 시세가 아닌 공시가격 또는 취득가액으로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법령의 허점을 이용했다. 이들은 대부분 강남에 집을 소유하고 있다. 강남 집값 상승의 수혜를 고스란히 봤으면서도 국민에 공개하는 서류에는 합법적으로 이를 감출 수 있는 셈이다. 최근 부동산 규제는 시가 기준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금융당국은 이런 규제를 다루는 핵심부처다.

행정안전부가 26일 관보에 공개한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에 따르면, 금융권 고위공직자 36명 가운데 44%인 16명이 강남4구(강남·강동·서초·송파)에 집을 가지고 있었다. 28%인 10명은 다주택자(배우자 합산, 오피스텔 포함)였고, 3명은 무주택자였다.

이들은 대부분 소유 부동산을 공시가격으로 신고했다. 공직자윤리법과 그 시행령에 따르면 재산공개는 실거래가 혹은 공시가격 중 높은 것으로 신고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실거래가를 취득가로도 해석하고 있어 이를 적용하면 실제 시세 반영을 피할 수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본인 명의의 서울 서초구 잠원동 현대아파트 84.87㎡(9억2800만원)와 세종시 도담동 세종 한양수자인 에듀파크 84.96㎡(2억900만원)를 비롯해 배우자 소유의 강남 상가건물(7억6800여만원) 및 전세권, 예금 등 총 32억여원의 재산이 있다고 신고했다. 잠원동 현대 시세(공시가 시점과 같은 2019년 1월 KB 기준)는 15억원이며, 세종시 한양수자인 시세는 3억9000만원이다.

김태현 금융위 사무처장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동현아파트 84.92㎡(8억8800만원)를 배우자와 나눠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시세는 13억5500만원으로 공시가보다 50% 이상 높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강남 자곡동 래미안강남힐즈 101.94㎡를 공시가 기준으로 9억5200만원이라고 공개했다. 시세는 15억7000만원으로 공시가보다 65%나 높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서울 용산 동자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149.05㎡(9억8400만원)를 본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세는 14억5000만원이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