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불안·실물 타격 최소화

금통위, RP 무제한매입 등 의결

기재부, 외화유동성 규제 완화

한국은행이 사상 첫 무제한 현금 공급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해소와 실물경제 타격 최소화를 위해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미 선언한 방식과 유사하다. 100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되는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도 충분한 현금조달이 가능할 전망이다. 정부도 금융권 외화차입 부담을 줄이고, 외화유동성 규제도 완화해 달러 수급의 숨통을 넓혔다.

한은은 26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과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 및 대상증권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한국은행의 공개시장운영규정과 금융기관대출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한은은 다음달부터 오는 6월말까지 매주 1회 정례적으로 한도 없는 전액공급방식의 RP 매입을 실행한다. 금리는 기준금리(0.75%)에 0.1%포인트를 가산한 0.85%이 상한이며, 입찰시마다 모집금리를 공고한다.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은 기존 17개 은행과 5개 증권회사로 한정돼 있었으나 이번에 통화안정증권 및 증권단순매매 대상 7개 증권사와 국고채전문딜러 4개 증권사를 추가했다.

RP 매매 대상증권에 8개 공공기관 특수채(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수자원공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를 추가하고, 대출 적격담보증권에도 이들 공공기관 특수채와 은행채를 추가했다.

한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75%로 전격 인하한 뒤 순차적으로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지난 19일에는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에 성공했고, 이날과 24일 두 날에 걸쳐 수혈이 시급한 증권업권(증권금융 및 증권사)에서 3조5000억원 규모의 RP 매입을 단행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내은행에 적용되는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기존 80%에서 70%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한시적으로 국고채 전문딜러(PD)의 비경쟁 인수 한도율을 확대하고 인수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내놨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금융사의 해외차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향후 3개월간 외환 건전성 부담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고 올해 징수 예정인 부담금에 대해서도 사실상 납부를 유예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