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바람 잠잠한 총선
“비례정당·코로나19 영향”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김용재 수습기자]단일화 바람이 잠잠하다. 과거 선거판을 흔들던 범여권의 단일화도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다. 이는 비례정당의 등장과 코로나19 사태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단일화에 성공한 사례는 이날 기준 10곳조차 되지 않는다.
정의당은 인천 연수을과 경남 창원성산 등 2곳에서 범여권의 단일화를 추진했지만 사실상 무산됐다. 정의당은 여전히 단일화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민주당이 완고한 분위기다. 연수을의 정일영 민주당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은 단일화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정했다”며 선을 그었다. 이는 단일화 없이도 지역구에서 승부를 낼 수 있다는 민주당의 자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오히려 내부 단일화에 공을 들였지만 거의 성과를 보지 못했다. 서울 동대문을의 민병두 후보, 경기 의정부갑의 문석균 후보, 서울 금천의 차성수 후보, 강원 원주갑의 권성중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경우로 대부분 완주 의사를 밝히면서 단일화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단일화가 성공한 사례는 충북 청주 서원 뿐이다. 현역인 오제세 의원이 무소속 출마의 뜻을 접으면서 사실상 단일화됐다.
통합당도 무소속 출마자들과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다. 서울 영등포을의 이정현 후보, 인천 미추홀을의 윤상현 후보, 대구 수성을의 홍준표 후보 등 14곳이다. 단일화에 성공한 경우는 충북 청주 흥덕, 인천 서을, 대구 수성갑, 경기 파주갑, 충남 천안을 등 5곳이다. 그러나 후보들의 중량감을 고려하면 단일화의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야가 이번 총선에서 유의미한 단일화 성과를 내지 못한 배경에는 선거법이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 많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비례정당이 가능해지면서 모두가 ‘기회는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선당후사라는 금과옥조의 룰은 깨지고 개인의 정치적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만 노골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판자가 돼야 하는 유권자도 정치적 욕망을 대리적으로 표출하는데 동참하면서 100인 100색의 정치적 색깔들이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후보 단일화의 파괴력이 많이 떨어졌고, 코로나19 정국 속에서 국민들이 총선 자체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적 주목을 받지 못하니 단일화도 지지부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총선 직전에 일부 후보들이 극적으로 단일화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사퇴한 후보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인쇄될 예정이어서 단일화 효과는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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