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뉴스24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당국이 자가격리자에게 손목밴드를 착용하게 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자가격리자의 무단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한 자는 감염병예방법 처벌 조항 강화에 따라 지난 5일부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6일 기준 자가격리 지침을 어겨 사법처리 중인 사람은 모두 75명으로 경찰은 이 중 6명을 이미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답답하다'는 이유 등으로 자가격리지를 이탈하는 사례가 가장 흔하다. 그러나 '안 들키겠지'라는 생각으로 나갔다가 주민들의 신고 등으로 발각되기 십상이다. 자가격리 위반 사례를 정리해봤다.
주민들이 보고 있다
서울 용산구는 자가격리 중에 외출한 20대 A씨를 경찰에 고발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6일 영국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9일까지 자가격리 대상자다.
그러나 4월2일과 3일 이틀에 걸쳐 A씨가 주거지를 무단이탈했다는 주민 신고가 구에 접수됐다. A씨는 사실 여부를 묻는 공무원 질문에 ‘외출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지만 인근 폐쇄회로(CC)TV 조사 결과 A씨가 2회에 걸쳐 자택을 벗어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놀이터를 6분 산책한 전북 모자도 주민이 신고한 사례다.
지난 2일 인도네시아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뒤 자가격리 중이던 B(44·여)씨와 아들(14)은 지난 5일 오후 3시 50분께 자택인 익산시 모 아파트를 나와 뒤편 놀이터에서 6분가량 산책한 후 귀가했다.
이때 한 주민이 놀이터에서 이들을 발견하고 익산시에 신고했으며,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CCTV로 이탈 사실을 확인했다.
해운대구에 사는 60대 남성 C씨도 6일 오전 10시께 자택 근처 부동산 중개업소 인근에 나왔다가 C씨가 최근 외국을 다녀온 사실을 알고 있던 주민 신고로 적발됐다.
각 지자체는 안전신문고 앱이나 신고센터를 통해 자가격리자의 무단이탈 제보를 접수받고 있다.
제보가 접수되면 경찰은 현장조사를 하고 자가격리앱 위치 정보, 신용카드 사용장소 이력 조회 등을 통해 이탈 사실을 확인한다.
답답해서… 지하철 탔다
자가격리자의 무단 이탈 이유로는 '답답하다'는 것이 가장 흔하다. 집에만 있기 답답하다며 근처 공원 등을 돌아다니는 사례도 있고, 아예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닌 경우도 있다.
이달 초 동남아 국가에서 입국한 20대 남성 D씨는 보건당국으로부터 '14일 자가격리' 명령을 받았지만, 지난 6일 무단으로 외출해 지하철4호선을 타고 당고개역에서 명동까지 이동하기도 했다.
보건소는 D씨의 연락이 두절되자 6일 오후 1시 21분께 경찰에 신고했고, 서울 노원경찰서는 위치추적을 통해 약 한 시간 만에 주거지 주변에서 그를 발견했다. 그는 "집 안에만 있기 답답해서 바람을 쐴 겸 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가격리 중 무단외출에 별 문제의식이 없는 '자백형'도 있다.
부산 중구에 사는 30대 남성 E씨는 지난달 30일 필리핀에서 입국해 다음 날부터 자가격리 조처됐다. 그는 최근 부산역 인근에서 한 방송사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가격리자인데, 외출해 돌아다녔다"고 말해, 기자의 확인 절차 후 시가 뒤늦게 자가격리 수칙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부산진구에 사는 F씨는 미국에서 입국해 자가격리 중이었는데, 황당한 일로 자가격리 위반 사실이 알려졌다.
그는 7일 오전 아파트에 머물다가 "관리사무소에서 마스크를 나눠준다"는 얘기를 듣고 관리사무소로 가 "내가 자가격리자인데, 왜 마스크 수령자 명단에 빠져 있느냐"고 따졌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은 구청에 이를 신고했다.
해외의 기발한 외출 감행 사진도 화제가 되고 있다.
독일에서 이동제한 조치 속에 개로 변장해 외출한 사례나, 아예 온몸을 수풀처럼 변장한 영국의 사례가 온라인 상에서 웃음을 줬다.
한편 자가격리 무단이탈 사례가 늘어나면서, 더욱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국내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손목밴드 도입이 인권 침해 소지가 있고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에 아직 결론은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8일 “전자손목밴드 도입 문제는 국민 여론을 수렴해서 조만간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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