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LCC 3곳, 3곳 중 2곳 자본잠식
지난해 합산 매출 8억에 순손실 260억
항공기 있으면 고정비 부담, 없으면 정부 외면
“M&A 핵심인 노선 경쟁력 '제로'…지원 절실”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 업황이 크게 위축되면서 면허 발급 1년째인 신규 저가항공사(LCC)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는 아직 비행기조차 띄우지 못한 채 적자만 누적되고 있다. 이미 운항을 시작한 플라이강원도 서 있는 항공기에 수십억원의 금융비용을 쏟아야 한다. 아직 노선 경쟁력 조차 갖춰지기 전이어서 인수합병(M&A)을 통한 업계 재편도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1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에야 정식취항을 시작한 탓에 매출은 8억원에 그친 한편, 채용 확대로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가파르게 늘어난 결과다. 누적 결손금은 244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이 49%에 달한다.
진짜 문제는 올해다. 본격적으로 이익창출 기반을 만들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업황이 위축되면서 리스로 도입한 항공기 3대 중 1대만 국내선으로 운영되는 상태다. 올해부터 리스료가 급증해 1년 내에 76억원(지난해 말 리스 항공기 2대 기준)을 부담해야 하지만, 그나마 운행 중인 국내선도 평균 탑승률이 40%에 그치는 상황이다. 플라이강원 감사를 맡은 대주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기술했다.
플라이강원과 함께 면허를 취득한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두 회사 모두 매출은 '제로(0)' 상태이지만, 지난해 각각 53억원, 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다행히 아직 항공운항증명(AOC)을 받지 못한 상태라 고정비에 대한 부담이 플라이강원에 비해서는 적은 상황이다. 하지만 두 항공사는 이미 체결한 계약을 토대로 올해 하반기까지 2~3대의 항공기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며, 급증하는 리스료를 감당해야 한다.
리스 계약 파기로 고정비 부담 축소에 나설 수 있겠지만, 이 경우 정부의 지원을 받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앞서 정부는 LCC에 대해 최대 3000억원의 긴급 경영자금을 대출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 최근 3년 운항 실적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플라이강원이 자금난에도 불구하고 대출 지원을 받지 못한 이유다.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항공업 추가 지원방안에는 지원 조건이 보다 완화될 수 있겠으나, 항공기 도입조차 하지 않은 경우 지원 대상에 포함되기 힘들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속 정부 지원까지 없다면, 결국 법정관리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단계를 밟거나 M&A 시장에 매물로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회생을 위한 계속기업가치나 매물로서의 시너지 가능성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하다. 항공사의 경쟁력은 노선의 차별화인데, 아직 본격적으로 운항을 시작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를 증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항공업을 담당하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항공사 M&A의 핵심은 노선과 슬롯(특정 시간대 공항 이용 권리)인데, 신규 LCC들이 이 측면에서 증명할 경쟁력은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며 "아시아나항공 M&A조차 난항을 겪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항공업에 베팅하면서도 자금력을 갖춘 전략적투자자(SI)가 등장할 가능성 또한 희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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