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넘어 구조조정까지
방대한 전문조직 갖춰야
관리기업 처리 잡음 많고
이동걸 회장 임기도 임박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산업은행이 코로나19 경제 위기에 대한 정부 전체 대책 규모(240조원)의 4분의1인 60조원의 조달 및 집행을 맡게 되면서 한국 경제의 야전병원으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그간 기업 구조조정 성과에 대한 논란이 상당하고, 수장인 이동걸 회장의 임기도 9월 종료된다는 점에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정부가 22일 5차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발표한 9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추가 지원 대책의 중심에는 산은이 있다. 우선 가장 규모가 큰 40조원 규모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산은 산하에 신설해 항공, 해운, 조선, 자동차, 일반기계, 전력, 통신 등 7대 기간산업 지원을 위해 운영한다. 특히 지원액의 15~20%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전환사채(CB) 등 주식연계증권으로 취득할 방침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기업을 정상화한 뒤 이익을 회수하기 위한 장치이며 국유화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지만, 산은이 구조조정 등 기업 경영에 개입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대출이 아니라 구조조정 등에 깊숙히 개입해야하는 만큼 경영에 대한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하다. 한 두 기업도 아닌 7개 기간산업이라는 방대한 영역에 대해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산업은행을 거친 기업들 상당수가 경영정상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매각된 기업들도 다시 산업은행에 손을 벌리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례에서 처럼 경영부실을 초래한 기존 경영진에 다시 경영을 맡겼다 천문학적 자금을 떼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2017년 9월 이동걸 회장 취임 이후 산은은 관리 기업을 떼어 내는 작업에 주력했다. 투자금 대비 손실도 감수했다. 신성장 기업 육성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려 구조조정 담당 조직도 축소했다. 그런데 발을 떼려던 분야에 다시 온 몸을 담궈야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막중한 책임을 맡은 만큼 최고경영자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 회장의 3년 임기는 9월 마무리된다. 역대 산은 수장은 연임한 전례가 없다. 기금 집행 및 구조조정 업무가 본격화할만한 시점에 야전사령관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산업은행이 최근 KDB생명보험과 한진중공업 등의 매각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는 것이 이 회장이 임기 내에 업무를 매조지려고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대응의 연속성을 감안해 정부가 이 회장이 연임하도록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교사라는 별명이 있고, 금융위원장 후보로도 거론됐을 정도로 정부와 코드가 맞는 인사”라며 “구조조정에 있어서도 대체 인물을 찾기 힘들 정도로 전문성과 경력을 가지고 있어서 사상 첫 연임도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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